행복하려 할수록 불행해지는 이유
행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보신 분이라면 제목을 읽고 나서 바로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예민한 기질로 인해 감정 변화도 잦고 행복과 불행을 수시로 넘나들다 보니,
"평생 행복한 감정을 못 느껴도 괜찮으니까, 제발 이 불행한 감정만 사라졌으면!"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쉽게 불행해지는 만큼 늘 행복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게 저를 불행하게 만들던 주된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행복에 집착하면 할수록 반대로 행복에서 더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죠.
왜 그랬을까요?
1. 행복이 주된 목표가 되면 불행에 대한 고통도 커진다.
기대치가 높을수록 실망이 크고, 목표가 간절할수록 이루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도 큰 법이죠.
길고 긴 인생에서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오는 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기에, '행복한 삶'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리면 이따금 찾아오는 불행의 상황에서 더 크게 무너져 버리게 됩니다.
실수하지 않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 실수했을 때의 실망도 더 크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놓아버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요.
운동할 때 힘을 뺄수록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듯이, 행복에 있어서도 우리는 어느 정도 힘을 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 행복의 역치는 점점 높아지고 지속시간은 짧아진다.
아이들은 맛있는 간식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듯한 행복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른이 되어 다양한 행복을 경험할수록 같은 정도의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선 더 큰 행복이 필요하게 되죠.
심리학에서 말하는 '쾌락적응'이라는 용어처럼, 우린 점점 행복에 익숙해지고 결국엔 무감각해지게 되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도 원래의 행복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해요.
이렇게 행복해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동시에 행복감이 지속되는 시간은 짧아지니, 행복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결국 공허해지기 쉽습니다.
3. 불행을 피하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며 살게 된다.
앞서 말했듯 행복이 목표가 된 사람들은 그만큼 불행에 취약하기 때문에 불행한 상황을 피하는 것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유독 자신의 실수나 실패에 민감해지게 되거나, 미리 지나치게 걱정하며 불안감을 안고 살거나, 일상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가기도 합니다.
완벽주의 성향, 불행한 상황에 대한 과도한 걱정, 행복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결국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들이 역설적으로 더 큰 불행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4. 타인의 행복과 비교하게 된다.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 자신의 행복에 관심이 생기는 만큼 자연스레 남들의 행복에도 관심이 많아지게 됩니다. 단순히 관찰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타인의 행복에 대한 관심은 결국 내 행복과의 비교로 이어지곤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각자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행복과 불행도 각자의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건데, 타인의 행복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행복의 기준이 바깥에 있게 되면 주변 환경에 의해 나의 행복이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설령 자신보다 불행해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며 잠깐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해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이런 위태로운 행복은 결국엔 행복에 대한 집착이나 불행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렇듯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오히려 행복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행복을 목표로 삼고 불행과 맞서 싸울 것이 아니라, 행복과 불행 모두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해요.
불행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한 번씩 찾아오는 불행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자연스레 흘려보내도록 해야 하고, 행복을 붙잡기 위해 삶의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며 더 쉽게 감사하고 만족함을 느낄 수 있게 내 마음을 수양해야 합니다.
행복은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찾아내야 해요.
행복과 불행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며, 단지 우리가 밝은 쪽에 더 집중하느냐 어두운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뿐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행복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의 소중한 삶에 집중할수록, 우린 행복에 더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