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이 왜 되고 싶었을까?
우리 부모님께서 나에게 자주 하셨던 말씀은
'나중에 어른되서 해'였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까마득한 소리일 뿐이다.
컴퓨터를 하고 싶다고 해도, 핸드폰을 사달라고 해도, 친구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해도 돌아오는 말은 같았다.
누가 10대의 시간은 10km/h의 속도로, 20대의 속도는 20으로 진행한다고 농담으로 했었던가...
10대의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만큼 시간은 안 갔다.
그런데 이제는 브레이크를 밟고 싶을 정도로 빠르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
나중에는 점점 더 빨라지겠지
그토록 원하던 어른이 되었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었으니 해봐야지'
할 수 있는 건 많았다. 그런데 안 하게 되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
원래 하지 말라고 할 때 가장 하고 싶은 법을 잊었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도, 핸드폰을 하는 것도, 친구들과 노는 것도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자는 시간을 전혀 신경 쓰지 않던 그때의 패기는 사라지고, 내일 아침에 얼마나 피곤할지를 상상하며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현실. 이게 어른인가..
젊은 나이지만 결혼을 하니, 삶의 무게는 두 배가 되었다. 책임감이란 것도 생겼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책임감과는 차원이 달랐다. 진짜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이 삶을 동경했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부모님의 삶을 동경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평범하게. 행복하게.
그런데 그 삶으로 가까이 가보니 보통 일은 아니었다.
나는 부모님을 당연하게 여겼다.
내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강인한 엄마.
누구보다 힘이 세고 강한 우리 아빠
그들은 부모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부모로 변해가고 있던 것이었다.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란 자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국어사전에 적혀있다.
내가 상상한 어른은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도 알고는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야 할 길이었다는 걸
왜 그렇게 빨리 이 길을 걷고 싶었는지... 남들보다 더 빠르게 가고 싶었던 길이었는지...
지금도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
그래도 어른이 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