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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by 장발그놈

얼굴 위에 눌러붙은 살점들을 뜯어내고, 그 위에 새로운 미소를 꿰맨다.

방울져 올라오는 피 사이로 바늘을 찔러 넣는다.

살점이 꿈틀거리고 새어나오는 비명을 삼킨다.


눈물은 피로 굳어진지 오래,

그 위에 붉은 방울이 스며올라온다.

그걸 닦지 않는다.

닦는 순간, 미소는 뒤틀려 질테니까.


웃음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입꼬리를 다시 잘라 꿰멘다.

새어 나오는 검붉은 피가 엉겨 붙는다.


거울을 본다.

낯설지 않다.

그건 직접 만든 얼굴이니까.

진짜보다 훨씬 예의 바르고, 훨씬 착한 얼굴.


웃고 있다.

썩은 피가 입꼬리를 타고 내려온다.

작은 숨결이 새어 나온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 증거처럼.

여전히 웃고 있다.


피로 봉합된 입가에서 끈적한 냄새가 새어 나온다.

공기 속에서 달콤한 부패가 익어가고,

그 냄새를 따라 똥파리들이 날아온다.


그들은 미소 위에 내려앉는다.

피의 가장자리를 더듬으며, 미소의 틈새로 기어든다.

날개가 떨릴 때마다 볼살이 미세하게 진동한다.

그 떨림이, 마치 웃음처럼 보인다.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이 탐식하는 동안,

웃음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건,

썩는 동안에도 미소를 유지하는 일일 테니까.



... 여러분은 평범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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