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딱지

by 바리스타작가

어려서부터 나는 코피를 자주 흘렸다. 짜증이 날때나 너무 지칠때나 어디가 아플때나 나는 항상 코피를 흘렸다. 가령 엄마가 내가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다고 말했는데 들어주지 않을때도 마트에서 코피를 엄청 흘리거나 학교에 가기 싫을때도 집에서 코피가흘렀다. 그런식으로 나는 코피를 흘리며 학교를 빠지기도 하고 하기 싫은것을 피하며 10년을 보냈다. 그리고 10살이 되는 해 나는 더 이상 엄마가 내가 사고 싶은 장난감을 사주지 않을때 코피를 흘리지 않았다 나는 그냥 내 코가 튼튼해져서 생긴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냈다. 중학생이 되는 해에는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너가 아무리 학교 가기 싫다고 해서 코피를 흘려도 넌 학교를 가야해.”


그 뒤로 나는 몇번 학교가 가기 싫을때 코피를 흘렸다. 그러면 엄마는 휴지로 내 코를 막고는 지각을 하더라도 학교로 보냈다. 그렇게 몇번이 지나니 나는 더 이상 학교에 가기 싫을때 코피를 흘리지 않았다. 나는 이 사실이 싫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고등학생이 되던 해에 나는 지금과는 다른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처음 시작할때는 중학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학기 중간고사를 보내고 나는 고등학교가 중학교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내신을 중요하게 생각해 공부를 열심히하는 친구들도 보였고 인생을 그냥 사는 듯이 놀고만 있는 친구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친구들 중에서 어떤 친구들처럼 될까 고민하다 시기를 놓치고 아무 것도 하지못하고 시간을 어영부영 보냈다. 그렇게 중간고사에서 나는 국어 수학을 8등급을 받고 영어를 6등급 받고 나머지 과목들도 5등급을 넘지 못하는 참사를 보고 말았다. 그때 엄마는 나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너 학교 가기 싫다고 코피 흘릴 때부터 알았다. 학교가 싫어도 가야지 싫다고 해서 억지로 코피 흘리더니 지금 공부도 못하고 이 모양 이 꼴나서 어쩔건데! 너 대학교 이상한데 가고 싶어?”


나는 그 말에 ‘내가 코피 흘리고 싶어서 흘린게 아니라 그냥 학교 가기 싫더니 코피를 흘린거야 내가 좋아서 흘린거 같아?’라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차피 엄마를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거다. 엄마는 내가 틀렸고 자기가 맞다고만 생각하니까.


“너 공부할래 아니면 안할래? 너 공부 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네 형은 공부 안하고 프로게이머 된다고 하더니 결국 저기 대학교 이상한데 가더니 결국 노래하는 애들이랑 어울리고 노래하갰다고 했다가는 지금 인생 말아먹고 노래도 못하고 엄마 등골 빼먹고 있는거 알지? 너 그렇게 할거야?”


나는 그 말에 할수 있는 대답은 한가지 뿐이었다. “공부할게…”


“그래. 잘 생각했어. 엄마가 너 과외쌤 붙여줄테니까 내신 말고 수능 앞으로 3년동안 준비하고 해봐.”


그 뒤로 엄마는 나에게 과외 선생님을 붙여주고 나보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공부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하며 남은 1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 해 수능을 과외 선생님이랑 보니 성적은 전부 5등급 아니면 6등급이 나왔다. 엄마는 그걸 보고 선생님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과외 선생님을 찾았다. 하지만 나는 그 과외 선생님이 전에 본 과외 선생님이랑 크게 가르치는 것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또 나는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1년을 보내고 다시 그 해 수능을 과외 선생님과 봤다. 이번에는 성적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성적은 4등급에서 5등급 사이였다.


엄마는 이번에는 과외 선생님이 잘못되고 내가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다른 과외 선생님을 구하고 그 선생님에게 내가 공부를 많이 할수 있도록 숙제를 많이 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번에는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하지 못했다. 숙제 때문에 나는 계속 시간을 할애 했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을때는 코피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숙제를 많이 하는 동안 내 코에는 피딱지들이 가득 끼어서 나왔다. 코를 풀때는 피딱지들이 콧물과 함께 쏟아져 나왔고 코를 파면 코딱지의 대부분이 피딱지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피는 더 이상 흘리지 않았다.


그렇게 피딱지가 생긴지도 1년이 거의 다 지나가고 드디어 수능을 치는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여태까지 한 숙제들을 기억하며 어떻게 수능을 쳐야할지 고민을 하며 수능을 준비했다. 그리고 수능 당일 시험을 치고 가체점을 하고 돌아온 나에게 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너 수능 끝나면 공부 끝난줄 알았지? 아니, 수능 끝나면 너 그 성적으로 어느 대학 갈지 다 정해야해 어느과 가야할지 그리고 어느 대학갈지 대학교 가산점이랑 비율 다 계산해서 어딜 가야하는지 다 정하고 원서 쓰고 나서 그때 좀 놀고 대학가서 열심히 하는거야. 엄마가 볼때 너는 문과했으니까 경영가는게 좋을거 같다. 경영학과 쪽으로 대학 찾아봐.”


그렇게 나는 수능이 끝나도 수능의 연장선인 정시 원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달이 지나도록 가체점을 비교하고 대학을 알아보고 수능 성적이 나오고 대학을 알아봤다. 그 동안 계속 내 코에는 피딱지가 생겼고 나는 그 피딱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능을 준비하느라 못 간 이비인후과를 찾아가보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는 피딱지는 건조하면 생길수 있다고만 말하고 코에 바르는 연고를 하나를 주었다. 집에 와서 그 연고를 발라보기도 했지만 피딱지가 안생기기는 커녕 피딱지가 더 생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시간은 다 되어 정시 원서를 전부 다 쓴 나는 드디어 수능이 끝난 느낌을 받았다. 가장 먼저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은 자전거를 타고 횡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곳으로 가서 숙소를 잡고 한우를 먹고 싶었다. 나는 자전거를 잡고 횡성을 향해서 달렸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풍경만 보며 바람을 느끼고 횡성으로 갔다. 그곳에서 숙소를 잡고 들어가서 나는 먼저 샤워를 하고 근처 식당에 가서 한우를 먹기로 했다.


땀에 절은 옷을 벗어 던지고 화장실에 가서 나는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샤워를 하면서 나는 평소처럼 코를 풀었다. 피딱지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그때 평소와 달랐던 점은 그냥 코를 더 시원하게 푼거 말고 없었는데 내 코에는 코피가 샤워 헤드에서 나오는 물과 섞여서 흘렀다. 한방울, 한방울 그 코피 방울을 보며 나는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호와 함께 외쳤다.


“수능이 진짜 끝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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