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 말은 그게 아니라,

by 김슬주

잠깐만, 그게 아니라니까?

반복할수록 함의에서 멀어지곤 합니다. 대화는 빙빙 돌다가 튕겨나가기 직전입니다. 해가 뜨고 달이 뜨고 계절이 바뀌고 지구는 돌고, 우주는 계속계속 커지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지금 이 말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손가락 발가락 다 합해도 못 헤아릴 걸요?


말하다가 아차, 한 경험 다들 있으시잖아요. 전 남들보다 자주 겪는 편이라 매번 '생각하고 말하자'를 되뇌곤 한답니다. 말을 조리 있게 할 줄 아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말, 특히나 대화라는 건 내용이 전부가 아닙니다. 재스쳐, 눈빛, 표정, 자세, 어조, 목소리 크기 등등.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가 참으로 많아요. 다 늘어놓으라면 긴긴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요.


잘 활용하면 너무도 좋겠죠.

그런데 저는 영 쉽지 않더라고요. 아니, 어렵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지은 채 몸을 기울이며 말하는 "뭐라고?"

미간에 주름과 함께 한쪽 입꼬리만 끌어올리곤 팔짱을 단단히 낀 채 말하는 "뭐라고?"

핸드폰을 보다가 급하게 고개를 들며 힘없이 뱉는 "뭐라고?"


분명 같은 말이잖아요.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똑같이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이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이렇듯 말과 대화에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것이 대면 소통의 매력이라는 사람에게 반박하진 못하겠으나, 분명 이런 과정이 힘겨운 사람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네? 저뿐이라고요? 에이, 거짓말 치지 마세요.


글을 쓰면 우리는 텍스트만 봅니다. 물론 필력이나 단어 선택에 따라 천차만별로 반응이 갈리긴 하지만 말만 하겠나요. 게다가, 우리에게는 퇴고라는 아름다운 무기가 있습니다.


다시 읽을 수 있습니다. 고칠 수 있고요, 고민할 시간은 충분히 주어집니다. 남들에게 보이기 전까진 온전히 나만의 텍스트를 즐길 수 있어요. 저는 이 매력에 빠져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콤플렉스도 한몫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전 아직 좋은 청자라고 자부하기엔 많이 부족하거든요.


다들 왜 쓰시나요? 어째서 글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길 택하셨죠?


쓰면서 쓰는 이유를 알아가고자 합니다. 읽는 잠시라도 같이 고민해 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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