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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혁 Dec 05. 2024

왜 난 늘 남의 눈치를 볼까? 인정 욕구 뿌리 뽑기

심리상담 이야기

왜 우리는 늘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갈까요? 솔직히 말해서, 다들 겉으론 아닌 척해도 속으론 다들 한 번쯤은 "내가 어떻게 보일까?" 하고 신경 써 본 적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말이죠. 이 글을 적고 있지만,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게 됐을까요? 거슬러 올라가면 이 모든 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그 시절, 칭찬 한 마디가 하늘을 날게 하고, 비판 한 마디가 우릴 바닥에 내동댕이쳤던 기억, 다들 하나쯤 있잖아요?


어린아이에게 세상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웃는 얼굴을 보고 "아, 내가 괜찮은 애구나"라고 생각했던 아이. 그 반대로, 부모님의 찡그린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했나 봐"라고 느끼던 그 아이. 우리는 그 단순한 반응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칭찬받았을 때의 따뜻함과 비판받았을 때의 서늘함은 아이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됩니다. 아주 깊이요. 물론 이 과정은 자연스럽고 때로는 아이가 사회화되는 데 필요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칭찬받으려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그게 사랑받는 조건처럼 느껴지게 되었다는 거죠.


사랑이 무조건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점점 더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목을 매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보다는 타인의 기대를 우선시하게 됩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고 칩시다. 그림이 본인이 보기에 아무리 멋지더라도, 부모나 선생님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아이는 혼란에 빠집니다. '내가 잘못된 걸까? 내 그림이 좋지 않은 걸까?' 이런 의문은 결국 아이가 자기 감정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생각에 집착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성인이 되어서도 우린 늘 남의 눈치를 보며 타인의 기준에 우릴 끼워 맞추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제는 부모님 대신 상사, 친구, 동료, 애인, 심지어 SNS 팔로워들까지 그 자리를 차지하죠. 좋아요와 댓글에 일희일비하며,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나를 평가하려고 합니다.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를 그들의 반응에서 찾으려고 애쓰죠.


그런데 솔직히 그 반응들, 믿을 수 있나요? 어제는 당신의 농담에 배를 잡고 웃던 사람이, 오늘은 당신의 진지한 말에 흥미를 잃을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시선은 늘 변덕스럽고, 그걸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건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이 된 거나 마찬가지예요. 깃발은 이쪽저쪽 바람 부는 방향으로 휘둘리죠. 내가 원치 않는 방향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패턴이 단순히 외부의 칭찬과 비판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기준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릴 때 부모나 선생의 인정이 삶의 중심이었던 사람은 자라서도 그 '인정 시스템'을 내면화해 스스로에게 계속 물음을 던집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질문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우리의 일상과 마음을 좀먹습니다.


결국 우리가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이유는 외부의 칭찬과 비판에 의해 좌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안의 불안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기보다는 타인의 반응으로 확인받으려는 심리적 메커니즘인 거죠. 늘 불안 속에 머물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 속에서만 안도감을 얻는 겁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며, 변화무쌍합니다. 오늘의 칭찬이 내일의 비판으로 뒤바뀔 수도 있고, 어제의 호의가 오늘의 무관심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타인의 반응에 의존한다는 것은, 마치 끊임없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과 같아요.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건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단단한 중심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을 만드는 첫걸음은 간단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담히 바라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 실수하고 실패해도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기 위로가 아니라, 우리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과정이니까요.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말, 처음엔 좀 불편하게 들릴 수 있어요. 특히 평생 완벽하려고 애쓰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완벽'이라는 기준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데 있어요. 우리 모두 불완전하고, 그게 당연한 거예요. 우리가 타인의 칭찬을 원하고 비판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나를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은 내면에 집중하는 겁니다. 하루 중 단 몇 분이라도 조용히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이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점차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남들이 기대하는 대답이 아니라, 진짜로 당신이 원하는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을 따라 행동하세요. 누군가가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당신의 삶을 망치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처음으로 진짜 '당신다운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죠. 그게 진짜 인생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서둘러 끝내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가치 있는 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시간이 걸리는 법이죠. 그냥 이 내용들을 마음에 새기고 일상을 이어가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될 거예요. "이제 난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 마음을 따라 살아가고 있구나." 그 순간, 당신은 훨씬 가벼워질 겁니다. 그리고 더 행복해질 겁니다. 그러니 오늘도 너무 애쓰지 말고, 자신에게 따뜻하게 한 마디 건네주세요.


"넌 이미 충분히 괜찮아."


이 세상에 당신을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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