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잘 지내요.
추신,
도서 카드에 쓴 이름이
정말 그의 이름일까요?
그가 쓴 이름들이
당신 이름인 것만 같군요.
러브레터(1995)
한 시가 떠올랐다. 나태주님의 '내가 너를'. 히로코는 영화 내 이츠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죽은사람이 답장을 보낼리 만무한데도 무시하지 못하고 감기약을 지어 보낸다. 자신이 그리던 이츠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집 앞에 쪼그려 쓴 편지엔 자신이 찾던 이츠키는 2년 전에 죽었다는 문장조차도 쓰지 못한다. 그러다 영화 끝에 외친다. 잘 지내시나요? 전 잘지내요. 답해줄 수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쏟듯 안부를 묻고 받아들여간다. 알고보니 다른사람을 그리던 사람을 사랑해버린 사람이 슬플까 모든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고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슬플까.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그사람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