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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그래프

by 슬기롭군

나의 인생그래프는 항상 누군가가 그려주었다.
어린 시절 모든 그래프는 내가 스스로 그리고 나아간다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현실이 그랬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현실이라는 지우개가 나의 그래프를 다시 지우고
그걸 대신 그려주었기에, 나는 스스로 그려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래프는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도 몰랐던 걸 수도 있을듯하다. 누군가는 보기 좋은 예시로 실선을 그려주어
인생그래프를 쉽게 그릴 수 있게 도와주었을지 몰라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내 그래프를 돌아보면 항상 아래, 아래, 아래
"이거 올라가긴 하는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프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 스스로가 그것을 부정해 버린 것이다.


지금도 오르고 있는 나의 그래프,
어느 순간 돌아보니 그 그래프는 내가, 내 손으로 직접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누군가의 예시를 볼 필요도 없다.

내가 어떻게 그 그래프를 그려나갈 것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이기에 오늘도 나는 나의 그래프를 그려나가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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