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내 이름이 슬퍼진 이유

by 쑤니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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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판정을 받고
정신을 추스르기도 전에
나는 바로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기다릴 틈도 없었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었다.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다.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었지만
그 안에 서 있는 나는
유난히 작고, 약해 보였다.

잠시 후,
간호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불렀다.

“000님”

평생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들어온 이름인데,
그날따라
그 소리가 이렇게 슬픈지,
이렇게 무서운지
태어나 처음 알았다.

병원에서 불려지는 내 이름,
그 한 번 한 번의 순간이
왜 그렇게 먹먹하고
왜 이렇게 아프게 들렸을까.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으며
대답하는 그 짧은 순간조차
고구마 백 개를 삼키는 것처럼
막막하고 답답했다.

병원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여기 오는 모든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아 있었지만
손끝이 떨리는 건 멈추지 않았다.
가슴 안쪽에서는
어떤 큰 문이 “철컥” 하고 닫히는
묵직한 소리가 나는 것만 같았다.

그날 이후,
나는 병원에서 불리는 내 이름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그 이름을 다시
따뜻하게 불러줄 날이
조금씩, 아주 천천히
정말 다시 찾아오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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