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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할아버지가 없으니, 이제는 방어를 사줄 사람이 없다

by 박경민



며칠 전부터 회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들을 위해 회를 배달시키기로 했다.

2인분에 6만 원?

가격을 보고 놀랐다. 옆에서 메뉴를 고르던 아들도 가격을 보고는 '흠칫' 놀란 눈치다.

"그래도 회?"

변함이 없었다.


같이 메뉴를 살폈다.

광어, 우력, 광어와 우럭, 도다리 그리고 방어.


방어를 보는데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건우야, 기억나? 그때 할아버지가 방어 사줬던 거?"

"응."

"그때 방어 엄청 크고 두꺼웠는데, 그치?"

"어."

방어가 포함된 메뉴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도 핑 돌았다.

나는 얼른 주문해 버리고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할아버지가 없으니, 이제는 방어를 사줄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이 흐를 뻔했다.

그때 맛있게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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