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天己
동백꽃을 바라보던 젊은 시절 아버지의 모습
가슴속에 묻어둔 첫사랑을 추억하셨던 건가요?
아버지의 청춘을 여쭈어보지 못해
미안합니다.
무심하게 대들던 나를 슬프게 바라보던 아버지 얼굴
그날 그 마음이 이제야 느껴져 속상하네요.
왜 나를 혼내지 않았어요...
미안해요.
그렇게나 힘들었을 텐데, 아무렇지 않은 척했더라
왜 그랬어... 바보같이
알아주지 못해, 좀 더 신경 쓰지 못해
미안해.
항상 성실하고 근면했던, 바보 같기만 했던 삶의 순간들
나 아빠 그런 거 자랑스러웠는데
직접 말해주지 못해
미안.
53년 6월부터 24년 6월까지의 이야기
이제서야 궁금해져 펼쳐보고 싶건만
굳게 닫힌 책표지에 하염없이 바라볼 뿐.
그렇더라도.
그 책 표지에라도.
마지막으로 적고 싶은 여섯 글자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사진 : pix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