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진짜와 가짜를 거의 본능처럼 구분한다.

– 훈련된 태도와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태도의 차이에 대하여

by Irene

리더들이 사람을 판단할 때 어떤 부분을 보는지에 대해 앞서 여러 가지를 다룬 바 있습니다.

이를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리더들이 좋아할 만한 외형적 태도들을 '훈련'으로 갖추면

그들도 좋게 평가하고, 기회도 주고, 계약이 성립되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 이 시대는 사람에게 신뢰를 얻는 법, 말투나 자세로 호감을 주는 법 같은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분한 자세, 시선의 고정, 말수의 절제, 감정의 억제 같은 것들을 연습하면 리더의 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리더는 바로 그런 ‘훈련된 태도’와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태도’의 차이를 아주 정확히 구별해냅니다.

그들은 그런 판단에 수없이 익숙하고, 그것이 직관 수준에 이르러 있기 때문에

단 몇 초 안에도 판단이 끝납니다.




훈련된 태도는 겉에서 안으로 조립된 것입니다


예의를 갖추고 차분해 보이기 위한 방법들은 충분히 훈련 가능합니다.

몸을 조용히 하고, 말수를 줄이며, 눈빛을 고정시키고, 미소를 억제하며, 호흡을 조절하는 등의 행동은 기술적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훈련은 일종의 ‘스킬 세트’이며,

겉모습만으로 안정감 있는 인상을 주기 위한 ‘외피의 조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겉모습이 고요하더라도

내면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말의 리듬, 말 사이의 간격, 망설임의 빈도, 숨의 깊이,

눈빛의 목적성 등에서 전부 흔들리는 미세한 어긋남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리더들은 바로 그런 ‘불일치’를 감지합니다.




리더가 보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바탕입니다


리더가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그 사람이 왜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말을 줄인 이유가 단지 훈련의 결과인지,

아니면 생각이 충분히 정제되었기에 자연스럽게 말이 줄어든 것인지.


침착해 보이는 태도가 겉모습의 억제인지,

아니면 감정이 깊이 흐르고 조절되어 조급함이 사라진 것인지.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상대를 탐색하기 위한 것인지,

혹은 상황 전체를 받아들이는 집중의 결과인지.


리더는 그런 바탕의 흐름과 깊이를 읽어냅니다.

즉, 태도라는 결과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봅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덧붙이자면,

훈련이 된 상태라 하더라도,

그 훈련이 의도적으로 조립된 것인지,

혹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축적된 것인지까지도

리더는 명확히 구별해냅니다.




미세한 차이들 속에서 진짜와 가짜는 구분됩니다


표면적으로는 둘 다 조용하고 단정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훈련된 태도는 미세한 긴장과 어색함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예컨대 시선은 고정되어 있으나 불안정하며,

말은 줄었지만 문장 간의 리듬이 끊기고 공백이 부자연스럽습니다.

호흡은 의식적으로 조절하려 하나 얕고 빠르며,

손끝이나 어깨는 멈춰 있지만 살짝 굳어 있습니다.

반응 또한 일부러 늦추려 하지만 그 느림이 어색하고 억지스럽습니다.


반면,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태도는 전혀 다릅니다.

시선은 고요하면서도 방향이 분명하고 깊이 머뭅니다.

말의 리듬은 느긋하고, 공백조차 자연스럽습니다.

호흡은 깊고 안정적으로 이어지며,

손끝은 힘이 빠져 이완되어 있고,

반응은 한 박자 느리지만 그 느림이 매우 자연스럽고 중심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주 작은 차이들 속에

태도의 진실 여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외형적인 스크립트나 태도 훈련으로도 감출 수 없습니다.


리더들은 이런 신호들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해서 겪어왔기에

딱 보면 “외워서 나온 것”과 “그 사람 자체에서 나온 것”을

즉각적으로 감지합니다.




리더가 이렇게까지 민감한 이유


리더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어떤 선택은 조직의 수백 명, 수천억 규모와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을 잘못 읽는 것은 리더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그렇기에 리더는 언제나 말보다 먼저

그 사람의 정서적인 깊이, 감정의 안정성,

사고의 흐름, 자기 통제력 등을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먼저 봅니다.


말보다는 말의 리듬을,

표정보다는 표정이 생겨난 근원을 봅니다.

그리고 이런 비언어적인 흐름은

오랜 시간 몸으로 익힌 리더의 감각을 속일 수 없습니다.


그들이 감지하는 것은 단순한 말솜씨나 태도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흐름의 밀도와 리듬입니다.




리더는 침묵조차도 해석합니다


가장 깊은 차이는 침묵에서 드러납니다.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때,

그 고요함이 정제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멈춰버린 것인지를

리더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선이 머물고 있는 그 이유가

주의 깊은 수용의 결과인지,

혹은 생각이 없어 멍하니 있는 상태인지도 분간합니다.


심지어 침묵이라는 행위조차도

스스로 침묵을 선택한 사람인지,

아니면 침묵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사람인지

그 차이를 리더는 본능적으로 가늠합니다.


침묵이란 그 자체로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 침묵이 만들어내는 무게감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가 칼을 꺼낼 힘이 없어 그저 칼집에 넣어둔 것인지,

아니면 칼을 뽑으면 모든 걸 휘감을 수 있지만 굳이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인지,

그 차이를 구분하는 감각이 리더에게는 있습니다.


침묵이 칼집을 선택한 절제인지,

무능으로 인한 침묵인지.

리더는 그 구분의 전문가입니다.


이처럼 리더는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보다

그 태도를 만들어낸 내면의 리듬, 정서, 감정, 사고의 흐름,

즉 전체적인 사람의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정합성을 봅니다.


표현은 닮을 수 있지만

출처는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가장 잘 감지하는 이들이 바로 리더들입니다.



https://open.substack.com/pub/irenekim2/p/a-leader-can-instinctively-tell-the?r=5k6vb5&utm_campaign=post&utm_medium=web&showWelcomeOnShare=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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