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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적은없다 Dec 25. 2024

"브런치 해보는 거 어때?"

들어가며



내가 쓴 글을 너는 재밌게 읽어줬었다.

글을 읽고 잠시 생각이 필요하다는 말

그리고 긴 침묵.

이 세상에 너와 나 둘만 남은 기분이 들었다.

너의 배려와 존중에 따뜻함을 느끼곤 했다.

너의 침묵을 사랑하게 되었고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대전에서의 여름

너를 위해 잡았던 손을 놓았던 날.

용산역에 도착한 너는 도시가 회색빛 같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내 일상이 회색빛으로 변한 것을 너는 알고 있을까


손을 놓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와

다시 그 손을 잡고 싶다는 미련은

그림자처럼 나를 떠나지 않았지만

꿈을 위해 도전하고 있을 너를 생각하면 누그러지곤 했다.


꿈.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네가 생각나는 날이면 수없이 고민했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네가 나에게 일깨워줬던 그 느낌이 좋았다.

그 이후 나는 항상 글에 대해서 생각했다.

글을 쓰면서 회색이었던 삶은 새로운 색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글을 읽고 생각해 주던 너는 없다.

어쩌면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는 게 아닐까

돌아오지 않는 긴 침묵이지만

여전히 너의 배려와 존중을 느낀다.


오늘도 글을 쓴다.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쓴다.


잘 지내?

잘 지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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