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적은없다 Jan 08. 2025

사랑이 서툰 사람

서툰 이별에 대해서



나는 사랑이 서툰 사람이다.

사랑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그게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학생 시절 때부터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했었다.

아직도 완전하게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나란 사람은

얼마나 사랑에 서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있는 나란 사람은

또 얼마나 사랑에 진심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연인에 대한 사랑도 서툴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많은 순간에서 감정적이었다. 상대를 깊게 이해하지도 배려하지도 못했다.

좋은 말들로 포장을 하지만 결국에는 나를 위한 선택들이었다.

'대화가 잘되는 사람'이 좋다는 내 말 뜻에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는 속뜻이 있었다.

내 얘기를 한 기억들은 생생하게 남아있지만 너에 대해 들었던 기억들은 단편적으로만 남아있다 

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지. 저런 거를 좋아하던 사람이었지. 이런 거를 싫어하던 사람이었지. 

몇 번의 반추 끝에 내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별에도 서툴렀다.

사랑이 서툰 사람에게는 당연한 수순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도, 보내주는 것도 서툴기 짝이 없었다.

너와의 이별도 사랑만큼이나 서툴렀다.

하지만 사랑이 진심이었기에 이별 역시도 진심이고 싶었다.


세상에 좋은 이별은 없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픈 이별이 나쁜 이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와 함께 했던 걸음걸음마다 아픔이 서려있지만

그 걸음을 되짚어보며 아픔을 마주했을 때

성장의 단계로 한걸음 나아감을 느꼈다.


그리움보다는 고마움이 남은 지금.

나는 조금 성숙해진 이별을 맞이한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