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퀴
중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을 왔던 경주를
수십년이 지나서야 다시 찾았다.
고요한 겨울 첨성대를 몇장 찍었는데,
초등학생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랑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명색이 20년 넘게 사진을 취미로 가졌다면서.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해와 그림자, 첨성대가
예술 작품처럼 내게 다가왔다.
지금도 나 혼자 저 감탄하는 사진은
그렇게 탄생했다.
생각을 180도 전환한다는 것은,
생각치도 못하는 엄청난 것을
시도하고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반바퀴 돌아가면 되는 것일지 모른다.
반바퀴면, 수학적으로 딱 180도다.
우리 삶도, 우리의 문제도, 우리의 관계도
이렇게 쉽게 풀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