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투 체크리스트
첫 타투에 해야 하는 고민들
첫 타투에 하는 고민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후회하게 될까요?',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하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부정적이면 어떡하죠?' 등등... 이러한 고민은 주관적이고 개별적이기에 정답을 제시하기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첫 타투를 진득이 고민하고, 여러 차례 타투를 받아본 입장에서, 첫 타투를 받는다면 해봐야 할 몇 가지 고민을 투박하게나마 간추려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주제(소재)
'무엇을 새길 것인가?' 가장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물음입니다. 그것은 이전 글에 쓴 제 첫 타투처럼 문구가 될 수도 있고, 실존 혹은 가상의 인물이 될 수도 있고, 동식물, 사물, 풍경 등등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표현으로 이는 타투에 담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주제(소재)를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뜻깊은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쉽게 변하지 않을 의미여야 후회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제 첫 타투였던 레터링을 예시를 들면, 명언이나 이니셜을 새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도 좋은 소재이지만, 많은 시간이 지났을 때 대상에 대한 마음이 변하거나 퇴색하였을 때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2. 장르
힙합, 팝, 록, 발라드, 트로트 등 음악에 각기 다른 장르가 있든 타투도 다양한 장으로 분류됩니다. 타투 장르의 스타일과 특성은 각 장르마다 여러 편의 글을 작성할 만큼 깊이가 상당합니다. 이는 쉽고 간략히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추후에 기회가 되면, 저 역시 함께 공부하며 글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서칭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기에 대표적인 장르를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요 타투 장르: 올드스쿨(Old School), 레터링(Lettering), 블랙앤그레이(Black and Grey), 블랙워크(Black Work), 치카노(Chicano), 트라이벌(Tribal), 두들(Doodle), 포트레이트(Portrait)
3. 부위
타투를 작업받을 부위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직관적인 요소는 위치에 따른 매력일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어디 타투를 하는 것이 잘 어울릴까?'라는 물음입니다. 연예인들이 일정 부위에 타투를 한 것이 때로 유행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부위에 따른 매력도 중요하지만, 첫 타투를 받을 때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은 '가리기 용이한가'라는 물음입니다. 제 경우는 타투를 받을 당시, 취업처가 정해져 보수적인 공간에서 사무업무를 보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소매를 걷었을 때도 쉽게 보이지 않고, 만약 반팔을 입더라도 살색테이프 등으로 쉽게 가릴 수 있는 아래팔 상단부에 첫 타투를 새겼습니다. 반면 손목, 손날, 손가락, 목 등 옷 밖으로 노출되기 쉬운 부위는 장소, 상황에 따라 가리기 어렵거나, 가리더라도 부자연스러워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장소, 상황에 따라, 옷 등으로 어렵지 않게 가릴 수 있는지 역시 부위를 결정하는 데에 필히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4. 비용
타투를 결심했을 때, '타투는 얼마나 하나?'라는 질문으로부터 자유롭긴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타투이스트가 타투 비용을 책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사이즈에 따른 책정과 작업시간에 따른 책정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에 따른 단가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입니다. 문하생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대가로 재료비만 받는 경우도 있고, 수년을 대기하고도 수천만 원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타투의 비용이라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꺼냈고, '어떻게 해야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만족스러운 타투를 받을 수 있는가'라는 실용적인 물음에 제 의견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퀄리티에 대한 확고한 기준과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두 가지 필터가 필요합니다.
퀄리티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라는 첫 번째 필터는 우선 본인이 받고자 하는 타투에 대해 충분히 자각하여야 하고, 어느 정도 타투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본인의 기준에 적합한 타투 혹은 타투이스트를 선별합니다,
그다음에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필터로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필요로 합니다. 한국의 타투이스트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국내에 실력이 뛰어난 타투이스트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십만의 팔로워를 가진 이른바 네임드 타투이스트에게 작업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대기기간은 물론, 상상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임드 타투이스트에게 작업을 받는다는 건 모두에게 가능한 선택지는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앞서 첫 번째 필터링을 통해 기준 이상의 퀄리티를 제공하는 타투이스트 중, 본인에게 적절한 단가를 지불할 수 있는 타투이스트께 작업을 요청하는 것이, 퀄리티와 비용 측면에서 동시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