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16일

by 연일

요즘 한 달간 1년을 되돌아보는 문답을 혼자 해보는 중이야

정리하다 보니 한 해를 시작할 때 만났던 우리가

한 해가 끝날 때쯤 헤어졌으니, 답변에 너로 가득한 건 당연한 거겠지


모든 답변이 너로 이어지다 보니,

나중 가면 다시 후폭풍이 오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

아직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위태롭던 내 일상이 어찌어찌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어


다만, 너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새로운 것들로 채워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너와 함께하던 날들로 다시 맞춰가기엔

내가 너무 많이 무너져 있어서,

다른 땅을 찾아야만 했어.


퇴근 버스에선 너의 연락이 아니라 책을 읽고

집이 아니라 클라이밍장을 향하고,

집에서도 휴대폰이 아니라 글을 쓰다가

약을 먹고 잠에 들어.


근데 뭐라고 해야 할까, 막 행복하지만은 않은 거 같아.

쉽게 잠에 들고 깨고 나서 피곤함이 덜한데도

웃음이 지어지기보단, 깨기 직전 꿨던 너의 꿈을 다시 상기하는 게


내가 잘하고 있구나 싶으면서도 문득 너가 나타나

아주 작은 너의 소식이라도 듣고 싶지만

앞으로 그런 작은 소식마저 궁금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든 이유일 거라 생각하고 참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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