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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더 중요합니다.

인간관계 극복하기

by 보이저

탈무드에 있는 이야기이다. 학식 수준이 뛰어났지만 외모가 매우 못 생긴 랍비가 있었다. 그의 학식에 대한 소문을 들은 로마의 공주는 그를 궁전으로 초청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척척 대답하는 그를 보고 공주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총명한 지혜가 이런 형편없는 그릇에 담겨 있다니"


그 말을 들은 랍비는 공주에게 물었다.


"공주님께서는 황궁의 술을 어느 곳에 담아 보관하십니까?"

"그야 진흙으로 만든 항아리에 담아서 보관하지요"

"세계를 다스리시는 로마의 황실에서 어찌 금이나 은 항아리에 술을 보관하지 않는 것입니까?"


공주는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황궁 내의 모든 술을 금 항아리로 옮겨 담으라고 지시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는 술을 찾게 되었다. 황제는 술을 한 모금 마시다 갑자기 술을 뱉어버렸다.


"무슨 술맛이 이 따위인 거냐? 도대체 술이 왜 이렇게 된 거냐?"

"황제께서 마시는 술은 금 항아리에 보관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 제가 그리 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공주는 사태를 간신히 수습한 후, 랍비를 불러 따졌다.


"저에게 왜 그런 제안을 한 것이죠?"

"귀한 물건이 꼭 멋있어 보이는 곳에 담겨 있어야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싸구려 항아리에 담겨 있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외모가 과연 모든 것일까?


외모는 중요하다. 이 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똑같은 조건을 갖고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키가 크고 날씬하며, 인물이 훤하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에게 더 끌리게 되어 있다.


이건 갓난아기들도 마찬가지이다.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선 해 보이고 목소리가 나긋나긋한 사람에게 아기가 더 많이 웃고 다가가려고 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한다. 생존본능에 따라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아기들이 더 이끌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모가 모든 것일까? 당연히 그건 아니다. 외모는 사회생활에 매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성공의 유일한 혹은 가장 중요한 척도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외모가 부족했으나 큰 성과를 이룬 사람들


역사적으로도 봐도 외모는 볼품없었지만 역사에 길이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고려시대 귀주대첩으로 거란을 무찌르고 고려를 구해낸 강감찬 장군은 외모가 볼품없기로 유명했다. 당시 왕이었던 현종은 처음 그의 외모를 보고 참 못 생겼다고 혀를 끌끌 찼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뛰어난 지략으로 고려를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나라를 잃고 전 세계를 떠돌며 온갖 차별을 받으며 살아갔던 것이 유대인들이었다. 그런 유대인들을 모아 2000년 만에 다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운 '다비드 벤구리온'은 외모가 볼품없기로 유명했다.

키는 불과 152cm 정도였고 대머리에 주먹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다시 건국해야 한다는 뜨거운 신념을 가지고 마침내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일을 2000년 만에 달성하게 되었다. 그는 작은 영웅이었던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세계적인 물리학자로, 우주의 역사를 탐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1세 때 온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 비록 그는 휠체어에 앉아 생활해야 했고 일상생활도 쉽지 않았지만 물리학에 있어 큰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외모가 부족하거나 신체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큰 성과를 이뤄낸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외모가 뛰어나야 꼭 성공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좌) 강감찬 장군, (중) 다비드 벤구리온 이스라엘 총리, (우) 스티븐 호킹 박사


외모가 별로라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흥미로운 설문 결과가 여기 있다. 남성의 경우 전체의 34퍼센트가, 여성은 29퍼센트가 자신이 잘생기고 예쁘다고 응답했다. 반면 자신이 못생겼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은 11퍼센트, 여성은 14퍼센트에 불과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잘생기고 예쁘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게 다른 사람 눈으로 보기에도 그렇던 아니든 간에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부족한 외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주눅 들고 위축된 감정을 느끼기가 쉽다.


사람들 만나기도 싫어지고,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마치 나를 바라보며 비웃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매사 소극적으로 변하게 될 때가 많다.



외모를 극복하는 방법


그렇다면 내 외모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몇 가지 방법이 있다.



1. 사람들은 나에게 별 관심이 없음을 깨닫자


앞선 글에도 소개했던 적이 있었지만. 유명한 코미디언이 입을 벌리고 웃는 모습이 새겨진 옷을 입은 사람을 인식한 주변 사람은 20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주변 사람에 대해 그다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다들 자기 인생 살아가기도 바쁘다. 남이 어떤 외모를 가지고 있는지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당신은 연예인이 아니다. 내 외모에 기죽지 말자. 얼굴이 곧 경쟁력인 연예인과는 평가 기준이 다른 것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자.




2. 내가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실력을 키우자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고 이주일 씨는 단골 멘트가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였다. 그러나 그를 외모로만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엄청나게 웃긴 말뿐 아니라 춤이면 춤, 애드리브이면 애드리브 못하는 게 없었던 다재다능한 코미디언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주일씨

이처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외모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못생겼기로 유명했던 고려의 강감찬 장군을 고려사람들이 못 생겼다고 싫어했을까? 결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거란족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내 실력을 키우자. 꼭 외모를 극복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력이 받쳐주면 외모 이상의 엄청난 파워를 가질 수 있다.





3. 외모를 가꾸고 옷차림에 신경 쓰자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외모가 겸손해도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하다. 꼭 비싼 명품 옷을 걸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하얀 면 티에 청바지더라도 핏을 살려 스타일리시하게 입는다면 얼마든지 빛이 날 수 있다.


회사에서 일하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옷 잘 입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전날 과음한 것 홍보라도 하겠다는 건지 술 냄새, 담배 냄새 폴폴 풍기면서 머리는 까치집 지은 상태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조금만 남들보다 신경 써도 확 달라 보인다. 옷에 쓰는 돈은 아끼지 말자. 옷 고를 자신 없으면 매장 앞에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이랑 바지 그대로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웬만해서 실패하지 않는다.




마무리하며


Yesterday once more, Top of the world 등을 부르며 너무나도 감미로운 목소리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카펜터스(Carpenters)의 보컬 카렌 카펜터스는 늘 자기 체중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뚱뚱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생각이 강했던 그녀는 그만 거식증에 걸리고 말았다. 앙상하게 변했음에도 살을 더 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가 결국 33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이런 비극을 낳고만 것이다.

카렌 카펜터스


세상에는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도 있고, 적게 나가는 사람도 있다. 외모도 사람마다 다 천차만별이다. 지금 잘생기고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과연 몇 백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똑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절세미녀로 불렸던 당나라의 양귀비는 상당히 풍만한 체형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는 풍만하고 살집 있는 사람이 복스럽다고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반면에 조선왕조실록은 연산군의 외모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피부도 하얗고 목소리도 미성이고 마른 체형이어서 남자다운 면이 전혀 없었다"


지금이었으면 꽃미남 소리를 들었을 외모였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이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내가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 한탄하지 말고 그럴 시간에 내 실력을 키우자.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물론 외모를 가꾸는 노력은 소홀히 하지 말자. 무엇보다 단정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도록 하자. 가장 쉽고도 빠른 외모 관리 방법이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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