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분 좋은 상태로 퇴근하는 게 중요합니다

직장생활 극복하기

by 보이저

오 대리는 오늘 정신없이 바쁜 하루였다. 다행히 고집불통이던 거래처 사장이 선뜻 회사 거래조건을 수용하겠다고 해서 큰 마음의 짐을 덜 어버린 상태였다. 이렇게 좋을 수가! 오 대리는 감격했다. 이제 본 계약 체결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1억 원이 넘는 계약 건이기에 한 해 농사가 풍년으로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기분 좋게 노트북 전원을 끄고 휘파람을 불며 퇴근을 하려던 찰나, 팀장이 오 대리를 부른다.


"거래처 사장이 경쟁업체가 더 싼 가격 제시했다고, 더 고민해 보겠대.
쉽게 되는 일이 없다. 그렇지?"


젠장, 기분 좋게 퇴근하려고 했는데.. 오 대리는 기분이 확 상했다. 터덜터덜 어깨를 늘어뜨린 채로 퇴근길에 올랐다.




야구에서 기분 좋게 경기를 끝내려는 이유


야구에서 한 팀이 10대 0으로 지고 있다. 이제 9회 말 마지막 공격이 남았다.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실망한 홈 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있다. 그런데 선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더니 두 번째 타자도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감독은 득점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작전을 내고 있다. 여기서 2~3점 낸다고 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진 경기이다. 그럼에도 열심히 작전을 내면서 조금이라도 더 점수를 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서이다. 비록 그 경기에서 지더라도 상승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기분 좋게 경기를 끝내야 그 여파가 다음날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록 이긴 경기라도 막판에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많은 실점을 한 경우에는 나쁜 기분이 이어지기에 실점을 막고 깔끔하게 경기를 끝내고자 한다. 각 팀마다 한 시즌 144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다.



직장에서 기분 좋게 퇴근해야 하는 이유


직장에서의 업무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업무들은 하루에 끝나지 않고 며칠간 이어진다. 오늘 깔끔하게 잘 마무리해야 다음날 좋은 기분으로 그 업무를 이어받아하게 된다. 반면에 일이 틀어진 상태에서 찜찜한 기분으로 퇴근하게 되면 퇴근 후 집에서도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잠도 잘 안 온다. 머릿속에 그 일이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혼날 생각,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게 된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직장에서 좋은 기분을 안고 퇴근해야 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기분 좋게 퇴근하는 방법


그렇다면 기분 좋게 퇴근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있다. 물론 그게 쉽지만은 않다. 회사에는 많은 일들이 얽혀있고 각각의 업무들은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분 좋게 퇴근하려면 아래 방법들을 추천드린다.




1. 퇴근 30분 전에는 간단한 일을 하자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사람은 조금씩 들뜨게 된다. 이때 중요한 일을 하게 되면 실수하기 딱 좋다. 사람은 누구나 '종결 욕구'라는 것이 있다. 종결 욕구라 함은 진행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든 끝내고자 하는 욕구이다. 이때 무리하게 일을 다 끝내려고 하면 대충 일하게 되거나 실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날 다 끝내기 어려운 일이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자. 아예 늦게까지 야근해서 다 끝내거나, 그 일은 일단 다음날로 미루고, 간단한 업무를 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다. 퇴근하기로 결심했다면 퇴근 30분 전에는 쉽고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자. 그리고 다 끝내버리자. 성취했다는 해방감과 기쁨이 느껴질 것이다. 그날의 업무 4개 중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운 업무 1개는 완수 못했더라도 쉬운 난이도 업무 2개는 끝냈다면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4개가 2개로 줄었기 때문이다.




2. 스트레스받을 상황은 되도록 피하자


퇴근 시간을 앞두고 업무상 전화를 건다거나 보고 일정을 잡는 것은 피하자. 필연적으로 업무상 전화를 하게 되면 새로운 일이 생기기 쉽다. 보고 같은 경우도 보고가 잘 되지 않는 경우 다시 보고해야 하고, 피드백 사항이 있는 경우 그걸 또 반영한 후속 업무가 생겨나게 된다. 퇴근 시간 앞두고는 이런 상황을 되도록 피하자. 물론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시간에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시간에 하도록 하자.





3. 퇴근길에 나만의 루틴을 만들자


퇴근길은 기분이 좋아야 하는 시간이다. 회사를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때 기분 좋게 퇴근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보자.


노래를 크게 틀고 집에 가던지, 퇴근길 경로를 여러 개로 만들어서 한 번은 광화문역으로, 다른 한 번은 종각역으로, 어떨 때는 버스를 타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가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2주에 한 번은 금요일 퇴근길에 한강변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서 인근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탈 수도 있다. 그렇게 퇴근길을 설레게 만들어 보자. 그러면 기분 좋게 퇴근할 수 있다. 매일 뻔한 방법으로 퇴근하기보다 퇴근길을 즐겁게 만들어 보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사람이 항상 기분 좋게 살아갈 수는 없다. 우리 인생은 희로애락이 가득 찬 삶이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려는 이유는 내가 더 편해지기 위함이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그 여파가 오래간다. 집에 와서도 몸과 마음이 다 피곤하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게 귀찮아지기만 한다.


직장에서 조금만 더 행복하게 퇴근해 보자. 그러면 그 뒤의 내 시간이 행복해진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 평온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분 좋은 기억을 갖고 퇴근해야 한다. 그 방법은 복잡한 업무보다는 쉽고 간단한 업무를 퇴근 시간 전에 끝내고 가는 것이다. 일을 완수했다는 느낌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좋은 기억을 갖고 기분 좋게 퇴근하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꾸물거리면 큰 낭패를 봅니다 (병자호란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