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못러로 오해받게 만드는 행동들
사례1) 퇴근 후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저녁을 먹으며 첫째 아이에게 물어봤다.
"너 이번에 태권도 3단 심사 있다면서? 그거 뭐 심사 보는거야?"
"아빠가 알아서 뭐하게"
사례2) 식당에서 부서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데 마침 TV에서 선거구 획정 관련 뉴스가 나왔다. 나는 문득 말했다.
"저거 관련해서 개리멘더링이라고 전문용어가 있어요"
그러자 늘 비아냥거리기 좋아하는 선배 과장이 한마디했다.
"네가 그런 것도 아냐?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가지고"
사례3)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한참 옷을 고르고 있는데 아이 손을 잡은 한 엄마가 아이에게 말하는걸 들었다.
"너 열심히 공부 안하면 저 아줌마처럼 이런데서 맨날 서서 일해야돼"
순간 그 점원의 얼굴을 보았는데, 얼굴이 빨개져있었다.
3개 사례 다 실제 겪은 일들이다. 속된 말로 말 참 기분 나쁘게 한다 싶은 사례일 것이다.
위 사례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심코 한 말이 상대방 신경을 건드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냥 내 기분대로 편하게 말한게 상대방 기분을 건드리기도 하고, 무심코 던진 농담이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 아이 가지려고 애쓰는 직원에게 왜 아이가 없냐고 물어보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기적이라 편하고 싶어서 애 안 낳는다는 말을 하면 그 사람은 얼마나 상처를 받게 될까?
-자녀가 공부 안하고 늘 집 밖으로 돌아서 속상해 죽겠는데 우리집 애가 이번에 의대 들어갔다고 말하면 얼마나 약이 오르겠는가?
-연로한 부모님 중 한 분이 치매라서 매일 고생하는데, 옆 동료가 부모님이랑 효도관광 간다고 말하면 화가 나지 않겠는가?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냥 기분대로 말하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 특히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내가 뭘 조심해야 할지 모르기에 특히 조심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말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어떤것이 있을까?
요즘 같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한 때에는 우리편 아니면 적이라는 생각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 때 불필요하게 갈등을 유발하는 소재를 화제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람 셋만 모여도 대화 주제는 다른 사람 욕하는 내용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비밀이라는건 항상 새어나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한번 비난의 대상이 된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기는 힘들다. 편견이 생기게 된다.
"누가 너 흉봤대" 이 말이 흘러흘러 내 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직접 들은 것보다 더 화가 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약점이 있다. 설령 상대방의 문제가 크게 보여도 혼자만 생각하자. 내가 누군가에게 안주거리가 되어 씹히고 있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홧김에 자기 분을 이기지 못해서 벌어지는 범죄가 참 많다. 대다수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때 사람은 이성을 잃게 된다.
"네가 그러니까 가난한거야"
"네가 그러니까 무식한거야"
"너희 부모가 그 모양이니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그런거야"
이런 소리 듣고서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존심은 그 사람의 존재의 이유이다. 과거가 그랬다고 미래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서로의 존엄성을 지키도록 하자.
집안 사정 때문에 내가 아이를 등교시켜야 해서 몇 주 동안 30분 늦게 출근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누가 그런 말을 했다.
회사에 유연근무제가 있으니 나처럼 자기 맘대로 쓰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사정이 있어서 그런건데 그걸 마치 무임승차 하는 것처럼 비방하는 말을 듣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각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길 수 있다. 그걸 자기 기준에서 옳다 그르다 쉽게 평가하지 말자.
부서 사람들과 점심 식사를 하는데, 소개팅 이야기가 나왔다.
한 여사원이 말했다.
"저는 남자 외모, 키 별도 따지지는 않는데 대머리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순간 50대 중반 대머리이신 부장님은 쓴 웃음을 짓고 계셨다.
본이 아니게 부장님 외모를 비하하게 된 것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이상하게 내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순간이 있다. 상대방은 그럴 의도가 없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불편한 느낌이 든다.
어떤 경우에 그런 느낌이 들까?
상대방에게 존대말을 써야 하는 상황임에도 중간중간 반말이 섞여 있다.
"과장님, 이건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 제가 보여드릴께요"
"언니, 이것 좀 봐봐. 딱 언니한테 잘 어울리는 옷이야"
상대방에게 명령하는 듯이 툭툭 말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말투는 상대방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유 설명도 없이 자기 메시지만 툭 던지는 방식이다. 당연히 상대방은 반발하게 된다.
"배고픈데 왜 아직도 밥 안 차렸어? 지금 몇 시인데?"
"이것 좀 오늘까지 빨리 해주세요. 급한 건이예요"
대화가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뒤돌아서서 궁시렁 거리는 경우가 있다. 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도 입모양이나 표정만 보면 이 사람이 불만이 있는지 없는지 다 알 수 있다. 앞에서 할 말 안하고 뒤에서 투덜거리는 모습은 상대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늘 지 멋대로야. 그럴거면 왜 나한테 물어봐"
"시간없어 죽겠는데"
어릴 때부터 귀가 아프게 들어온 속담이지만 이 말은 정말 정확하다.
어떤 사람들은 불필요한 말이나 말투 때문에 말 한 마디에 오히려 천냥빚을 지는 경우도 있다.
직장에서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은 말과 관련된 실수가 많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말 습관 때문에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고, 멀어진 관계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워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혹시 내가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고 내 기분대로 말하지는 않는가? 말할 때 조금만 더 생각하자.
한번 뱉은 말은 물과 같아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의 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 그 첫 걸음은 말투나 표현에 유의하여 말하는 것이다.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잠언 15장 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