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거나 튀는 습관을 갖고 있으신요?

by 보이저
1) 이전 직장에는 점심시간 때마다 건물 옥상 계단 귀퉁이에 누워서 자는 직원이 있었다.
요가 매트를 펼치고 그 위에서 자는데 당연히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질 수밖에 없었다.
2) 근육 단련을 정말 좋아하는 분도 있으셨다.
자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운동화와 아령, 단백질 파우더가 비치되어 있었다. 이분은 근무하러 오시는 것인지, 운동하러 오시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책상은 운동 관련 물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3)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브이로그로 찍는 직원도 있었다.
혹시 내 얘기도 나오는 건 아닌지 늘 노심초사해야 했고, 괜히 가십거리 만들고 싶지 않아 그 직원과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 직원은 유튜버로 회사에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직장에서 튀면 안되는 이유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모두 내가 실제 겪은 사람들이다.

물론 이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절대 아니고, 비난받을 이유도 전혀 없다.

사람마다 각자의 관심사와 취미가 있다. 법에 위반되거나 공중 도덕에 반하는 것이 아닌 이상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어디서 잠을 자건, 운동을 하건, 유튜브를 운영하건 남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일만 잘하면 그만만 아닌가요?


사실 이 말이 맞다.

회사는 일하러 온 것이고 일 잘하면 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들이 직장에서 튀는 행동일까?


그러면 궁금하실 것이다. 어떤 행동이 튀는 행동이냐고..

딱히 기준은 없다. 다른 사람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그게 튀는 행동이라고 정의할 수 밖에 없다.


- 점심시간에 따로 공부하겠다고 말하고 학원 다니는 것
- 취미활동을 지나치게 드러내거나
- 책을 쓰거나 강의 활동을 하는 것
- 부업으로 하는 활동이 있거나
- 복도를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거나
- 단톡방에 온갖 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하거나
- 유난히 목소리나 웃음 소리가 큰 사람


이 외에도 다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이 행동들이 잘못된 것 아니다. 하면 안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직장에서 남들에게 티내지 말라는 것이다. 무조건 마이너스이다)




튀는 행동의 결과


심리학에는 초두효과(Primary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처음에 하나의 강렬한 인상이 형성되면, 그 뒤에 들어오는 정보가 무엇이던 처음 형성된 이미지는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예인들이 큰 구설수에 오른 경우, 그 뒤에 아무리 사회봉사를 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도 나빠진 이미지를 좀처럼 복구하지 못하는 것도 초두효과와 관련이 있다.


이미지라는 것은 정말 짧은 시간, 심지어 5초에서 6초 사이에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진 이미지는 없애는 데 그 10배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단지 특이하다는 이유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얼마나 억울한가? 사람들 입으로 전해지면서 살이 덧붙여지게 되고 이상한 이미지로 굳어져 버리게 된다.


옥상 계단에서 매트 깔고 자는 직원에 대한 소문은 사무실 바닥에서 침낭 깔고 자는 직원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사실 중에 하나는 업무 외적인 이슈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서 결코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


- 꼰대 마인드를 가진 상사들은 업무에 소홀한 직원이라고 쉽게 낙인찍게 된다.
-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직원들은 늘 비웃게 되고 쉽게 대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자기 개성은 유지하되 어느 정도는 드러내지 않고 남들에게 비밀로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처신하자


고백하자면 사실 나도 튀는 습관이 있었다. 걷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쉬는 시간에는 늘 사무실 건물 계단을 오르내렸다.


10층 이하 층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오르내렸다.

하루에도 몇 번씩 1층부터 8층까지 오르내리니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곤 했다.


운동을 좋아해서 건강 관리하느라 보라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이 적어서 그러는 건 아닌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서 혼자 계단을 헤매는 걸 좋아하는건 아닌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은 출퇴근 때를 제외하고는 계단으로 다니지 않는다. 굳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튀는 행동을 하지말자 (X)
튀는 행동을 '회사에서' 하지말자 (O)


튀는 행동은 회사 밖에서 실컷 하자. 회사에서는 굳이 드러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

아직 한국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아니다. 튀는 사람은 조직 부적응자로 인식하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게 사실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한국 조직문화에 딱 어울리는 속담이다. 회사에서는 일 외에 다른 것을 필요 이상으로 드러내면 결국 본인 손해다. 억울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특히나 내가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튀는 행동은 가뜩이나 달리기 못하는 사람이 모래 주머니까지 차고 뛰는 것과 같다.



회사는 따뜻한 곳도 아니고 안전한 곳도 아니다.

그런 곳에서 내 민낯을 다 드러내는 것은 "나 죽어도 괜찮아요!" 선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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