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숨기거나 자꾸 눈치를 보시나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집에는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시터 분이 있으시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고 둘째는 유치원에 가면 한가해지기에 시터분이 개인적으로 운동을 가시거나 마트에 가시는 것을 허락해 드리고 있다.

단, 둘째가 일찍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유치원 버스 도착 30분 전에는 집에 있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어느 날 둘째가 아팠던 날이 있었다. 그날은 조퇴할 수 있기에 집에 쭉 있어 달라고 부탁드렸었다.

저녁 7시 퇴근하실 때 보니 코트 안이 엄청 불룩했다. 주머니 속에는 마트에서 산 것 같은 깻잎이 보였다.


딱봐도 마트에 다녀오신 것이었다. 물어보면 민망해 하실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때 시터분께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회사에서 숨기는 방법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직장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고 싶어한다. 아래 3가지는 직장에서 우리가 흔하게 쓰는 방법들이다.


1) 누가 등 뒤에서 지나가는 것 같으면 재빨리 Alt+Tap 단축키를 활용해서 화면을 전환한다. 순식간에 쿠팡 화면에서 회사 인트라넷 화면으로 바뀐다.
2) 책상에 거울을 비치한다. 내 뒤에 누가 지나가거나 뒷에서 나를 보는 것 같으면 재빨리 감지해낸다.
3) 노트북에는 두꺼운 화면 보호기를 달아놓는다. 듀얼로 쓰는 모니터에도 큼지막하게 붙여서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고는 그 누구도 내 화면을 볼 수 없게 만들어 놓는다.




왜 숨기려고 하는가?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누군가가 감시받는다는 생각을 갖는 것 만으로도 자율성은 크게 위축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된다고 하였다.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반사적으로 피하는 쥐처럼, 사람도 감시의 눈길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한다. 이는 절대 이상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감시하는 직장상사가 있다면 그게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뭔가 필요 이상으로 숨기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게 언제일까? 내가 일과 상관없는 개인 활동을 할 때이다.


- 쿠팡에서 한정판 레고 피규어를 살 때
- 이번 여름휴가로 갈 베트남 다낭 비행기표랑 호텔 예약을 할 때
- 한화 이글스가 현재 몇 위인지 궁금할 때
- 북한 김정은이 또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는 기사를 보고 있을 때

우리 모두는 회사에서 수시로 일에 집중하지 않고 딴 일을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직장인들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근무시간 중 57% 시간만 업무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은 딴 일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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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일을 하는 시간은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 행여나 걸릴새라 눈치를 보며 조심조심 하게 된다. 아무래도 떳떳하지 못하다 보니 자꾸 팀장이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살피게 된다. 팀장이 있으면 일을 하(는척 하)다가 자리를 비우면 또 딴 일에 몰두하게 된다. 누구나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바람직한 대처방안


그러나 문제는 다 티가 난다는 것이다. 숨기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매번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면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나쁜 이미지가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일을 못하는 직원이라면 이런 행동은 더 치명적이다.


"일은 안하고 딴 짓만 하니까 일을 못하지"
"일에는 관심없고 불성실하니까 네가 그런거야"


이런 소리 들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루 8시간, 어쩌면 10시간 이상을 100% 집중해서 근무할 수는 없다. 누구나 개인용무가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업무시간에 처리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는 가급적 사무실 밖에서 하자. 괜히 일 안하는 티 안내는게 좋다. 불가피한 일이라는걸 일일이 다 해명할 수도 없고, 그냥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는게 최선이다.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면 이를 강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툭하면 눈치보고 숨기고... 이러지 말자.
당당해지자. 그러려면 떳떳해져야 한다.
책상에서는 일하는 모습만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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