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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쌀 Jan 02. 2020

킹메이커가 나타났다

그는 찐이다( '고' 2탄)

우리의 스타트업은 5~10세 자녀를 둔 부모들을 타깃으로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5~10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다. 타깃이 정해진 이후 나는 이들의 행동, 관심사, 취미, 태도, 취향 등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통계청에서 한국의 초혼 평균 연령을 조사하였고, 처음 엄마되는 평균 나이를 찾았다. 아이가 5~10세가 되려면 대충 36~41세가 된다는 걸 알았다. 플러스 마이너스 2까지 한다면 대략 86년생~77년생의 엄마들이었다. 둘째까지 고려해서 앞뒤로 나이 2를 더했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살짝 헷갈렸다. 

평균 학력, 휴식이나 성장에 대한 사유, 뇌 분석, 맘플루언서 현상 등 다방면으로 자료를 모았다. '수퍼우먼 증후군'이나 '경력단절' 등의 고민, <82년생 김지영>이나 <공부머리 독서법> 같은 대표작으로만 남은 독서 스타일,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 선호 트렌드, 소비특성 등 조사해볼 수 있는 건 모두 조사했다. 한국의 30대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을 찾았더니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 인스타그램으로 나왔는데... 이거 꼭 조사결과로만 알 수 있는 건가 이때부터 방향을 잃어갔다. 주위에 물어보니 쿠팡, 당근마켓, 마켓컬리도 많이 쓴다는데, 이건 그냥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그런 것 아닌가 싶었다. 


나 출판사 에디터 출신이잖수.
 저자 한 명 파듯이 그 정신으로 조사했다오.

  


그렇게 에버노트에 말끔하게 정리하고 보니, 도대체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갸우뚱해졌다. 유튜브를 즐겨 보는 사람인지, 인스타그램을 주로 쓰는 사람인지, 86년생인지, 77년생인지, 사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없는 사람인지, 엄마표로만 해결하는 열혈 스타일인지, 눈앞의 타깃들이 흐려졌다. 

그러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심이었다

 

때마침 '고'와 외출을 한 터, 미팅이 끝나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그는 두 번째 약속장소로, 나는 사무실로). 근처 고깃집에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시켜놓고 어색하게 마주앉았다. 단둘이 식사는 처음이었다. 

"된장찌개 하나가 공덕 백반집의 두 배 가격이네요!" 

역시 강남은 강남이라고 '고'는 어색한 침묵을 더 어색하게 깼다. 


"저는 요즘 자다가 자꾸 깨요. 꿈을 많이 꿔요."

나는 압구정에서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16000원짜리 된장찌개는 이해된다고 하며, 다시 어색하게 요즘 내 상태에 대해 고백했다. 실제로 그랬다. 안 꾸던 꿈을 많이 꾼다(요즘도 그렇다. 어제도 귀신이 꿈에 나와 무섭다고 소리치다 깼다. 신비아파트는 아들이 보고 왔는데, 꿈은 내가 꾸는 아이러니). 


"대표님, 요즘 고민이 많으십니까?"

뭔가를 걱정하며 잠을 뒤척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고민 때문에 꿈을 많이 꾸는 거였나 생각에 빠져 2~3초 뜸을 들이다 '고'에게 말했다. 


"우리 앱의 페르소나를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그 페르소나가 잘 정리되지 않네요. 기사를 찾아보고, 설문조사나 통계자료만 봐서는 방향이 잡히지 않는 느낌이에요."


'고'는 갑자기 윤종신 이야기를 꺼냈다. 



나를 왜???!!!!!!


"윤종신 씨가 노래가사를 쓸 때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다수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는대요. 그냥 한 사람의 모델을 떠올리고,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가사를 쓴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그 가사를 공감하고 좋아하지요."


(응?)


"전체 타깃 특성을 다 넣으려고 하지 마시고요. 그냥 대표님에 대해서 한번 써보세요. 아이도 일곱 살이잖아요."


"대표님이 우리 앱의 페르소나가 되는 거죠."



깨달았다!



'고'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빨리 사무실로 복귀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였다. 나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 그길로 모니터 앞에 앉아 38년 인생 단 한번도 쓴 적 없는 내 이야기를 카테고리화 해서 쓰기 시작했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좋아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이런 마음이고, 싫어하는 듯 행동했지만 그건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고. 


다 쓰고 나니 씻김굿을 받은 사람처럼 홀가분해졌다. 장장 A4 16장에 달하는 분량이었다. 


다음날 나는 '엄마 봄쌀의 고백서'를 스타트업 멤버들에게 공유했다. '심'은 이 글 쓰는 데 대체 얼마의 시간이 걸린 건지 궁금해했다.

'고'는 읽어나가는 데 속도가 안 나고, 여러 번 곱씹어 봐야 할 정도로 솔직하게 쓴 부분들이 많아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앱의 페르소나 특징을 단 7줄로 정리해주었다. 


1. 5~10세 자녀를 가진 워킹맘

2. 자녀가 1명, 특별한 우리 아이에게 수준 높고 다양한 교육을 시켜주고 싶다. 

3. 기존의 낡은 교육에 실망과 불신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대안 교육을 찾고 있다. 

4. 온라인과 모바일 세상이 편하고 익숙하다. 대부분의 소비를 모바일 공간에서 한다. 

5. 이득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의미가 더해져야만 진짜 가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6. 양성평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들을 추구하고, 그런 흐름에 동참한다. 

7. 자신이 선택한 것을 주변 엄마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주변 엄마들에게 영향력이 있다. 


정리머신인가? 


'고'는 이후에도 나의 흩어진 생각들을 한데로 모아 정리해주었다. 그는 우리 앱이 어떤 분위기였으면 좋겠는지,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면 좋겠는지 형용사로 쭉 써보라고 제안하였다. 어떤 교육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하는지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라 하였다. 요즘의 깨인 엄마들은 어떤 엄마를 말하는 건지 구체적으로 기록해보라고도 하였다. 나는 읽으라고 던져주는 책들을 읽고, 써보라는 것들을 쓰면서 11월을 보냈다. 


이렇게 옆에서 도와주면 나도 좋은 대표로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한걸음씩 한걸음씩 나아가는 중)



+ '고'의 영혼

어느날 오후 '고'에게서 카톡이 왔다. 다음날 우리의 핫이슈가 '고'는 카드를 찾았을까 하는 거였는데, 어이없게도 쓰레기통에서 찾았다고 한다(찾은 게 더 신기). 
이 에피소드를 듣다가 '훈'이 말하길, 
"뭘 잃어버리거나 그럴 사람이 아닌데, '고'도 요즘 정신이 없구만."

우리 모두가 영혼이 털리도록 바빴던 12월이었다. 
절박한 '고'의 톡




(나의 고백서 일부:일부지만 깁니다)


성격 고백 일부) 

    특별한 삶을 살고 싶다 : 그렇지만 선구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지는 않다. 위험을 감수하는 건 두렵다. 다만, 남들이 했을 때 멋있고 특별하다고 느껴지는 이벤트는 따라 해본다. 매년 가족사진을 찍는다거나. 꾸준히 해나가는 어떠한 일들.  

    나 자신이 소중하다 : 자존감이 높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다른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 이상으로 나는 나 자신을 높게 평가한다. 내 삶의 행복이 매우 중요하다.   

    혼자 하는 게 편하다 : 밥 먹는 것, 영화 보는 것, 여행하는 것 모두 혼자 해봤고 어려움이 없다. 늘 뭔가를 같이 하자는 여성들이 이해가 안 된다. 귀찮고.   

    표정관리가 안 된다 : 기분 좋은 것과 기분 나쁜 것이 얼굴이 너무 드러난다. 포커페이스 불가. 

    추억을 만드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 돈보다는 즐거움을 추구한다.   

    내 삶에 친구들이 중요하다 : 친구를 정말 좋아하고 신뢰한다. 그들이 모두 잘 되길 바란다. 그들 역시 나를 응원하고 있다고 믿는다.   

    우울한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다 : 우울감이 있는 사람들을 직감적으로 멀리한다. 주변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유쾌하고 긍정적인 사람들을 곁에 두려고 노력한다.   

어린시절 고백 일부)

    결핍을 느꼈다 : 부모님은 너무 알뜰하셔서 자랄 때 언제나 결핍이 있었다. 사달라고 했을 때 흔쾌히 사주는 일이 없었다. 시장바닥에 드러누워도 사주지 않았다.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다 :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많이 했고, 자식들에게 따뜻하지 않았다. 성인이 된 이후 사랑한다는 말을 서로 주고 받는 가족이 있다는 것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학창시절 고백 일부)

    왕따인 친구들이 신경 쓰였지만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 나서서 감싸거나 하지는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 PC방, 롯데리아, 쌀국수집, 찜닭집, 고깃집, 물건 판매, 키즈카페 등. 키즈카페 알바했던 경험이 현재 육아를 하면서 도움이 된다. ‘저런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했던 게 많다.   

부부생활 고백 일부)

남편에게 의존적이지 않다 : 남편바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남편 없이 혼자 독박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 함께 하는 것이 의미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편도 똑같이 가사노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도와준다'가 아니다 ‘한다'이다. 칼같이 나누는 형태보다는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리 및 주방 관리, 남편은 청소 및 빨래.   

    남편도 똑같이 육아에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 우리의 아이다. 부모 누구 하나 때문에 잘 크고 못 크고는 없다. 공동의 책임이다.     

    능력 있는 아내이고 싶다: 남편이 나를 인생의 훌륭한 파트너라고 여기길 바란다.   

사회생활 고백 일부)

    성희롱적 발언을 가만히 듣고 있지 않는다 : 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편이다.   

    젠더감수성이 없는 남자들을 혐호한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엄마들을 파악하고 있다 : 일명 ‘맘플루언서'들. 편집자였기 때문에 아는 것도 있지만, 원래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문화생활 고백 일부) 

    영화 볼 시간이 없다. 1년에 많이 보면 3~4편 정도 : 그러므로 영화를 선택할 때 고민스럽다. 시간이 날 때 혼자 가서 보는 영화(혹은 조조영화)가 제일 평화롭다.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가 특별하기 때문에 꼭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올린다.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으려고 한다 : 편집자라는 직업상 일반적인 사람들의 독서량보다는 많았다. ‘일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독서’만 두고 생각했을 때 마음을 편하게 다듬어주는 에세이를 주로 읽었다. 일 때문에 육아서를 많이 읽긴 했지만 일반 엄마였더라도 육아서는 디폴트로 읽었을 것이다. 나는 다른 육아서를 SNS에 올리면 다른 책 광고해주는 격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올리지 않았지만, 일반 엄마였다면 읽을 때마다 SNS에 올렸을 것이다. ‘나 이렇게 육아에 신경 쓰는 엄마야.’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책까지 읽는 엄마야'라고 이미지가 생성될 수 있도록.   

    뮤지컬 관람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 관람 비용이 부담스러워 자주 보지 못하고, 본다고 하더라도(2~3년에 한 번 정도?) 아주 유명한 작품만 챙겨본다. 어디가서 “나도 보긴 했어.” 하고 대화에 낄 수 있도록.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들은 금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1년에 1회 이상 해외여행을 간다 :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다.   

    다큐멘터리나 인디영화는 사실 좀 지루하다 : 유명하다는 것을 찾아 보긴 하지만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고 지루함을 느낀다.   

개인생활 고백 일부)

    토스,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를 이용한다.   

    앱카드를 이용한다 : 삼성앱카드 사용   

    인터넷뱅킹보다 스마트뱅킹이 편하다 : 사용 순) 카카오뱅크 > 국민은행 > 우리은행 

    카카오톡 쿠폰을 많이 사용한다 : 카카오톡 쿠폰 선물을 많이 받고, 또 많이 주기도 한다.   

    아이폰을 사용한다 : 아이폰이 갤럭시에 비해 좀 더 세련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갤럭시 쓰는 사람과 아이폰 쓰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에버노트 유료회원이다 : 연 결제 55,000원을 지급하고 사용 중이다. 문서 공유와 정리를 잘한다.   

    책을 출간한 저자다 : 그래서 다른 책의 저자들도 많이 궁금해한다. 예의 주시.    

    스마트폰 화면을 종종 정리한다 : 시간이 남고, 스마트폰이 있으면 그때는 스마튼폰 화면을 정리한다(앱 삭제 및 폴더 정리).  

    팟캐스트를 찾아 듣는다 :  사회정치 교양 팟캐스트는 이슈가 있을 때 찾아듣고 내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을 공부하는 편이다.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맥북/애플워치 등도 사용한다) : ‘애플빠’라고 불리고 싶지 않다. 내가 어떤 '빠'라고 불리는 것이 싫다. 그저 애플 제품의 효율성을 매우 좋아할 뿐. 제품끼리의 호환성도 만족한다.   

    앱을 까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 돈이 바로 들지 않는 앱이면 무조건 깔아보고 확인해본다. 별로다 싶으면 지우면 되니까. 다만 사용해보다가 좋다고 느끼면 유료결제한다. 그래야 개발자들이 더 좋은 개발을 이어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회원이다 : 아니었다면 왓챠플레이 회원이 되었을 것이다.  

    집에 TV가 없다 : TV 없는 집이 좋겠다고 판단했고(아이 때문), 북카페 같은 집이 로망이었다. 아이의 TV 노출을 최소로 하고 싶다.   

    카톡을 안 쓰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된다.

    시간이 돈보다 아깝다 : 쇼핑몰끼리 비교 분석하면서 조금이라도 싸게 사는 것보다 빨리 효율적으로 사서 빠른 시간 내 받아서 활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집안 청소를 외주 맡길 때가 있다 :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렇게 맡기는 건 돈이 아깝지 않다. 바닥 청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로봇청소기를 돌린다.   

    앱을 통해서 정보를 잘 얻는다 : 여행, 숙박, 음식, 놀이시설 등(에어비앤비, 배달의민족, 쿠팡, 데일리호텔, 야놀자 등)   

    인터넷 기사를 많이 읽는다 : 기본적으로 웹으로 뭔가를 읽는 걸 좋아한다. 기사의 댓글은 꼭 살펴본다. 댓글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어서. 단 한 번도 기사에 댓글을 달아본 적이 없다. 더불어 악플러들은 정신병자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자주 본다 : 요즘에는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유튜브 내에서 검색을 많이 한다. 영상으로 보는 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기록을 좋아한다 : 인스타그램, 블로그 모두 기록 때문에 한다. 사진을 많이 찍는 것도 기록 때문이다.   

    SNS를 많이 한다 : 사용 순) 인스타그램 > 블로그 > 유튜브 > 페이스북   

    타다 앱을 통해서 택시 대신 타다를 타고 다닌다 : 무례한 택시 대신 비용을 더 주더라도 타다가 좋다.   

컴퓨터 기술 익히는 걸 좋아한다 : 간단한 영상편집을 배워 유튜브도 하고,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도 사용할 줄 안다.   

육아생활 고백 일부)

    육아서 저자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육아서를 많이 읽지만, 맹목적으로 그들의 철학을 따라하지는 않는다.   

    양성평등에 대해 생각한다 : 아이가 의식 없이 자랄까봐 늘 조심하는 편이다. “남자니까 여자를 도와줘야지.” 이런 말 주의. 여성이 차별받아서도 안 되고 남성이 차별받아서도 안 된다.   

    아이 학원은 아무데나 보내고 싶지 않다 : 맞벌이 부부라서 우리의 퇴근 후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그 소중한 시간, 엉뚱한 학원에서 아이가 시간 낭비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아이가 너무 소중하다 : 아이가 잘 클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나 역시 일을 마음껏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한다. 나의 손해는 시댁과 가까이 사는 것. 집이나 직장, 육아 환경 어느 것 하나 포기 하지 않고, 육아가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안타깝다. 가장 효율적인 육아환경을 만드는 것이 일순위다.   

    밥 먹을 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지 않는다 : 식습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식사예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일관된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기교육, 선행학습에 반대한다 : 그 나이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이가 한글을 아직 모르니 ‘이래도 되나' 내 안에 갈등이 계속 일어난다.   

    멋진 엄마이고 싶다 : 아이를 위해 희생만 하는 엄마가 아니라 자기 주체적으로 사는 엄마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엄마이고 싶다. 그런 엄마를 보고 자라는 아이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훌륭한 조력자이고 싶다 : 아이 스스로 바라는 꿈이나 직업이 있다면 관련하여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찾아 아이의 선택지를 넓혀주고 싶다.  

    부모들을 위한 좋은 강연은 찾아듣는다 : 듣고 오는 날은 분명하게 도움이 된다. 듣고 다니는 것 역시 내가 좋은 엄마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주말마다 캠핑을 다닌다 : 아이가 자연에서 뛰어노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이런 기억이 아주 튼튼한 뿌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진정 잘하는 게 있으면 좋겠다. 공부가 아닌 : 공부를 못해도 상관없다. 진정 잘하고 좋아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몰입해서 나아가는 무언가.   

    후원 아동이 있다 : 월드비전 통해서 몽골에 후원하는 아동이 있다. 소액이라도 기부를 꾸준히 해왔다. 취약계층 아이들을 돕고 싶다.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 기사를 읽고 관심 가진다. 궁극적으로 사회가 좀 더 밝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주양육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주양육자가 무조건 엄마일 필요는 없지만,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주양육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양육자와 아이의 친밀함, 신뢰가 중요하다. 부모 다음으로 육아를 맡길 수 있는 상대는 조부모라고 생각하지만, 조부모도 능동적인 분이 아니라면 그냥 전문가가 더 낫다.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한 원인은 부모에게 있다 : 그리고 그 해답은 아이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옆집 엄마에게, 맘카페에 물어서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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