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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김성철

겨울이면 논두렁으로 달려갔지

누구 썰매가 더 빨리 달리는지 궁금했거든

쌍둥이 녀석들은 왜 하나씩 썰매가 있는 거야?

썰매가 없는 나는 오지 않는 아빠를

원망하지 않았어

아빠를 기다린 적 없었으니까


할아버지가 만들어줬다는 짝꿍 녀석의 썰매는

못생겼지

유난히 길고 무거웠거든

그런데 제일 빠른 건 짝꿍 썰매였지


-한번 타볼래?

-무릎 꿇고 타는 썰매는 왜 타나 몰라?


짝꿍은 지치지도 않고 썰매를 타고

나는 왜 한 번만 타보자 말을 못했을까?

종일 얼음 위에서 신발로 미끄럼을 탔다


빨갛게 부어오른 손을 타고

동상이 매년 찾아왔다

겨울이면 밤마다 미끄러지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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