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이 되었다.

11개월 꾸준함의 결과

by 구르미

올해 1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글을 정기적으로 써보겠다고 마음먹고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일주일 만에 결과가 나왔고, 다행히 합격.


그리고 작가 신청할 때 썼던 글을 다시 고쳐 써서 1월 21일에 첫 번째 글을 올렸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참 오글거린다. 뭘 그리 멋있게 보이려고 썼었는지.. 그렇게 글쓰기가 시작됐다.


글을 쓰면서 내가 세운 규칙은, 각나면 쓰는 게 아니라 의무적으로 써보기였다. 적어도 연재 두 개를 매주 한편씩 쓰려고 했다. 그래서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매주 글을 올리겠다고 나름대로 기준을 정했다.


처음에는 미리 생각해 둔 게 있어서 미리 목차도 다 적어두고, 예전에 메모해 뒀던 걸 꺼내서 써먹기도 해서 어렵지 않았는데, 점점 지나니 소재가 고갈되고, 뭘 쓰지 머리를 싸매고 있는 날 보자니,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만약 그때 글쓰기를 그만뒀다면, 아마 흔한 작은 이벤트 중에 하나로 끝났겠지. 브런치도 휴면상태로 들어갔을 테고. 하지만 그 암묵적인 압력 때문에 지금까지 써오고, 구독자도 100명이 된 것 같아 왠지 뿌듯하다.


100명, 사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숫자일 수도 있다. 실제로 습관적으로 구독을 누르는 사람도 있었다. 구독을 누르고, 구독 동행을 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던 사람도 있었고, 그에 답을 하지 않았더니 며칠 후 구독은 취소되었다. 굳이 일부러 구독수를 늘리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내 글을 읽고 싶은 사람으로만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 숫자가 더 의미 있는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는 돈이 되지 않는다. 블로그에 전문인 지인은 차라리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웃 관리를 하면 소소하지만 글을 쓴 대가를 받을 수도 있고, 식사나 샘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브런치가 좋다. 광고 없이, 온전히 글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서 좋다. 진짜 별거 아니지만 진짜 작가가 된 듯한 기분?


어찌 보면 참 하찮은 글인데,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이 되고 미소가 지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까 난 또 메모장에 끄적여 본다. 미리 안 써두면 마감일에 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테니까.




언제 어떤 이유로 구독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구독자분께서 아직도 잊지 않고 읽어주고 계시다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은 쓰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읽히기 위해 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씨앗을 뿌렸다면, 여러분이 읽어야 제 글이 싹이 트고 꽃이 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글이 꽃피게 해 주셔서, 제가 글을 쓸 이유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러분은 왜 Like it을 누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