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에이징의 그 유혹의 댓가
2024년의 마지막 12월 정말 보고 싶었고 기다렸던 영화의 개봉 소식을 기다리다 드디어 개봉 첫날 조조 1회를 관람했습니다
영화를 만든 코랄리 파르쟈 감독은 예전에 제가 전에 재미있게 봤던 "리벤지(2020)"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 영화도 화면구성이라든가 색감의 사용들이 매우 감각적이어서 기억이 납니다
영화의 처음 장면은 풀어진 달걀에 물질을 주입하면서 노른자가 부풀어 오르면서 그 안에 또 다른 노른자가 생성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는 러닝타임 동안 몇 가지 색깔들을 대비해서 보여주는데요
파란 옷의 운동복을 입은 엘리자베스는 늙고 매력이 없어졌단 이유로 일자리를 잃고, 핑크색의 젊고 아리따운 수는 그런 엘리자베스의 일자리를 뺏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을 이어주는 초록색의 액체 "서브스턴스"가 있습니다
그녀들은 "서브스턴스"를 받으러 갈 때 항상 노란색 코트를 입습니다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기 있고 발랄하고 예쁜 수는 사실 엘리자베스의 젊어지고 싶은 욕망이 그려낸 또 다른 현실의 자아죠
마치 잉태하듯 엘리자베스의 등에서 수는 생성됩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마음먹고 영화를 관람했지만 고어물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영화 종반으로 갈수록 신체 훼손 유혈이 넘쳐나는 장면들이 많아지기는 하는데, 이건 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작정하고 만든 제작진의 의도인가 보다 하고 몇 번을 스크린을 외면하면서도 관람을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왜 이 영화가 상영관 수가 적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됐습니다 중간에 나가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인 데미 무어도 인터뷰에서 본인의 필모에서 가장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장면들에서 그녀는 자신의 신체를 그대로 아니 그보다 더 망가져있는 모습으로 적나라하게 연기합니다
엘리자베스의 또 다른 자아의 수 역할의 마거릿 퀄리는 눈이 참 예쁜데 미국의 유명했던 영화배우 앤디 맥도웰의 딸입니다 제가 본 "마이 뉴욕 다이어리" , "피난처" , "가여운 것들" 등에서 연기를 아주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거릿 역시 이번 영화에서 신체 노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비교적 모델 피트의 마른 몸으로 알고 있는데 에어로빅 강사의 역할에서의 장면을 위해 특수분장팀의 도움을 좀 받은 것 같습니다
몸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변화를 거부하고 마음속의 욕망의 소리를 외치는 수의 손을 맞잡으려 할수록 엘리자베스의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만갑니다
젊고 생기 있는 수의 욕망으로의 끌어당김은 그 젊은 생명력만큼이나 질기고 강인합니다
돌이킬 수 없다고 해도 한 번만 다시 또 한 번만 그렇게 썩고 고름이 터질 것 처럼 상처가 커지는데도 더 젊어지고 예뻐지고 싶은 바램은 엘리자베스와 수를 같은 운명공동체의 기괴한 모습으로 욱여넣듯 합쳐버립니다
영화는 이제 그만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아닌가 봅니다
더 갑니다 계속 갑니다 아주 작정하고 기어이 유혈이 낭자한 피바다를 만듭니다
감히 예상해 보지만 아마 이 영화 이후에 이와 비슷한 메시지나 아니면 이런 방식의 몇몇 영화들이 그 뒤를 이을 것 같습니다
강렬한 메시지의 이 문구 "remember you are one"
자아성찰, 자기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고싶은 것도 나이고
자신을 파멸시키는 잡을 수 없는 환상을 끊어버릴 결단을 할 수 있는 것도 나라는 걸
알면서도 끝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엘리자베스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영상매체들을 통해 우리는 집단최면에 가까운 학습이 되고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살면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타인의 평가에 있다는 현실을 우리는 백설공주의 동화를 통해 어릴적 부터 깨닫지 않았었나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동화속의 백설공주도 계모여왕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그 동화속의 거울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 어딘가에서 계속 존재해 있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