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페이스북부터 트위터까지... 우리의 사진은 종말인가?
SNS에 자신의 사진을 자주 업로드 하는가?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 톡 SNS의 발달로 개인의 얼굴을 온라인상에 공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하지만 업로드된 사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바로 ‘딥페이크(Deep Fake)’를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 때문이다. 딥페이크란 Deep Learning과 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특정인물의 얼굴을 다른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을 의미한다.
최근 지인의 얼굴 사진으로 음란물을 만들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공유하는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로 SNS에서 무단으로 가져온 사진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시적으로 SNS상 인물 사진을 삭제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미성년자도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피해 지원을 요청한 781명 가운데 288명 은 10대였다. 즉 피해자 1/3이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저 연령층에서 관련 피해가 높게 나타난 것은 이들이 SNS 등을 이용한 온라인 소통과 관계 형성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서운 점은 자신이 범죄에 연루됐는지 모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상북도 대구광역시 소재 대학생 A 씨는 올해 초 딥페이크 성범죄에 노출됐지만 지인의 연락으로 뒤늦게 범죄 피해 사실을 파악했다. 피해자 A 씨는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몸 크기, 이목구비가 나와 닮아서 내가 아닌 걸 알면서도 무서웠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인들이 내 얼굴이 합성된 딥페이크 음란물을 봤다는 것을 알게 돼 밖에나 가기 무서웠고 나가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피해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딥페이크 기술의 기반이 되는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는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서울시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아웃(OUT)-현안 진단과 대책 모색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는 AI 워터마크 의무화 관련 입법 이 시급하다는 입장과 신중하게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했다.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규제 도입에 대해선 온도의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는 우리 사회를 도덕성의 방향을 상실한 혼란의 장으로 만들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규제가 빠른 시일 내 제정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길 것이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만큼 하루빨리 관련법안을 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