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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달은 휘영청 혼자 외롭다

by 전진식

보름달

전진식


버리고 또 버리고 얼마를 더 비워야

저ㅡ 달처럼

둥실

떠오를 수 있는가


풀 한 포기 없는 밤하늘에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닌데

저것은

내 심장의 망부석


달은 휘영청 혼자 외롭다


나는 네가 될 수가 없어

세속을 걸으며

비울 수 없는 삶의 여정에 발길을 돌린다

바라보기만해도 좋은

저 달


이룰 수 없다고

밤을 새워 부엉이가 울었고

오를 수 없는 높이를 생각하다가

우물가로 가서

물 위에 비낀 달을 두레박으로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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