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회사가 계속해서 새로운 광고를 찍는 이유

가격 경쟁을 피하고 광고전쟁을 택한 기업들의 속사정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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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시장은 가격이 아니라 인식을 판다


1870년, 존 록펠러가 스탠더드오일을 세웠을 때 그의 전략은 단순했다. 경쟁사보다 싸게 팔고, 경쟁사가 무너지면 가격을 올린다. 갤런당 30센트였던 석유는 1910년 6센트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지금 편의점 맥주 진열대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버드와이저, 밀러, 쿠어스. 이들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슈퍼볼 광고에만 30초당 60억 원을 쏟아붓는다. 가격은 비슷하고, 맛도 구별하기 어렵다. 그런데 왜 이 회사들은 끝없이 광고를 만드는가. 문제는 시장 구조에 있다.


② 소수의 기업이 만드는 가격의 질서


경제학에서 시장은 공급자 수에 따라 완전경쟁, 독점적경쟁, 과점, 독점으로 구분된다. 현실에서 가장 흔한 것은 2~5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이다.


과점시장의 기업들은 상호의존적이다. 내가 가격을 내리면 경쟁사도 따라 내린다. 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는 가만히 있다가 내 고객을 뺏어간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굴절수요곡선'이라 부른다.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래서 과점 기업들은 '가격선도' 방식을 택한다. 한 기업이 먼저 가격을 정하면 다른 기업들이 그 가격을 따른다. 명시적 담합은 아니지만 암묵적 협조에 가깝다.


미국 맥주 시장의 버드와이저, 밀러, 쿠어스를 묶어 'BMC'라 부르는데, 이들은 150년 가까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가격 경쟁은 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이것은 장점이다. 경쟁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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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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