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하트 자궁

난임일기 :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의 기록.

by 연두


그 많은 통의 피를 뽑고,

초음파 기구들이 내 몸을 휘저어 나온 검진결과는 중격자궁.


시술실에서 들은 그 단어가 너무 생소하여

다시 간호사선생님께 여러 번 물어보았다.


진료실로 자리를 옮겨 자궁모형을 함께 보면서

윗부분을 살짝 쳐내서 교정하면 괜찮다고

선생님은 나긋나긋 알려주셨다.


처음 듣는 단어들과 편안한 선생님과의 대화로

아 그렇구나 하고 나왔는데,

결국 수술이었다.


수술 전 검사로 또다시 피를 몇 통이나 뽑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블로그를 찾는 방법 밖에 없어

의미 없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찾게 되더라.

중격 자궁을 기형이라고 까지 말하는 경우도 있고,

중격 자궁을 가지고 있음에도 세명이나 무리 없이 출산했다는 얘기도 있다.

난임의 세계는 너무 사람마다 달라서

정보를 참고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더라.


선생님은 교정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써주셨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일까?

쉬운 수술이라 그랬던 걸까?

아니면 스무스하게 돈을 쓰게 하기 위한 상술이었을까?


수술이라는 무서운 길 앞에,

이래저래 의심과 의문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렸다.

별 수 있나, 병원에서 제시해 준 가장 빠른 길로 가는 수밖에,


그래도 블로그에서 이상하게 위로가 된 건,

하트 자궁이라는 내 자궁 모양을 예쁘게 표현한 쓸데없는 단어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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