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선호하다

by 김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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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학생증을 태그하고 급식을 먹는다.

나는 도시락을 두 개씩 싸 가지고 다녔다.

내가 중학생 때 전국적으로 교복이 부활했다.

나는 사복을 입었다. 1년 후배들부터 교복을 입었다.

대신 고등학생 때는 세일러복 블라우스와 플레어스커트가 예뻤던 교복을 입을 수 있었다.


미니멀리스트의 패션을 이야기할 때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든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교복은 학생들의 교복이 아닌 직장인의 같은 옷이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이걸 교복이라고 부른다.


한때 나도 그날의 기분과 날씨에 따라 화장, 액세서리, 옷, 신발을 매일 바꾸던 시절이 있었다. 귀걸이가 100개 정도였다면 상상이 될까?

회사에 갈 때 옷을 편하게 입게 된 건 학교 일을 시작하면서였다. 학원에서 일할 때는 오히려 더 예쁘게 꾸몄던 것 같은데,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도 되는 학교에서는 복장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학부모 공개수업이나 행사가 있는 날에는 정장이 필수지만, 언제 돌발상황이 생길지 모르기에 치마보다는 바지 착장이 좋았다.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면서 남의 시선을 더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외출할 때마다 바꿔 끼던 귀걸이는 이젠 내 몸처럼 느껴지는 동그란 금붙이가 십 년째 붙박이다. 화장품은 알레르기를 핑계로 선크림만 바른다. 옷은 티셔츠, 바지, 치마 정도로 1~2년을 입는다. 요즘 같은 때는 저녁에 세탁하면 아침에 입을 수 있기에 같은 옷을 매일 입기도 한다. 매일 같은 곳으로 출근해 똑같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서 사실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별로 티 나지 않는다.


성인이 교복(같은 옷)을 입으면 외출 준비하는 시간이 굉장히 단축된다. 색깔은 대부분 검정이다. 축제나 공연 등 행사에서 보면 스테프들은 모두 검은색 옷을 입는다. 여름엔 무척 덥지만, 눈에 안 띄는 색깔이기도 하다.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교복을 선호한다.


사진 촬영일을 하지 않는다면 달라졌을까?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다만, 흰색이나 베이지 컬러가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교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옷의 종류를 줄이고, 나에게 맞는 옷을 갖추는 것은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옷 보따리를 몇 개씩 싸서 이사해 봤거나 내가 집에 사는 것인지, 물건이 집에 사는 것인지 고민했다면 쉽게 수긍할 것이다. 옷방에는 행거 다섯 칸에 남편과 내 옷이 계절별로 걸려있다. 한 칸은 가방과 여행용품이고, 속옷과 실내복 등은 개인별 서랍장을 이용한다. 그래도 여전히 '아, 이런 옷이 있었지.'라는 말을 하게 된다.


여러분의 옷방은 어떠한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생각할 것, 기억할 것 많은 세상에서 옷 하나만큼은 고민 없이 찾아 입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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