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의 행복을 아는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MBC에서 방송된 TV 프로그램으로, 연예인들이 일주일 동안 만 원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 당시에도 만 원으로 일주일을 사는 것은 쉽지 않아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거나 지인에게 빌붙기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나에게 만 원은 어떤 의미일까?
식단 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 바꾼 것이 장보기 패턴이다.
예전에는 시장에 가서 제철 식재료나 그날 싸게 파는 것들을 샀다. 매일 그날 먹을 재료와 분량만 사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장을 보니까 싸다고 이것저것 사다 보면 어느새 낑낑거리며 들고 와야 할 만큼 물건이 양손 가득했다. 주방에 식재료를 늘어놓고 반찬을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숙제였다.
지금은 만 원씩 지출한다. 일주일에 채소 만 원, 과일 만 원, 고기 만 원. 물론 목표치가 만 원이고 조금씩 가감되기도 한다(2인 가구 기준이다). 채소나 두부는 2~3천 원인데 시장에서는 아직도 '오천 원 이상 카드 사용' 등의 제한이 있어서 억지로 금액을 채우지 않도록 현금을 사용하기도 한다. 돈 쓰는 게 바로 보이고, 상인들과 실랑이하지 않아도 되니 가끔은 현금을 쓰는 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도 같다.
요리를 배우면서 재료를 조금씩 사용하는 것도 함께 배웠다. 전에는 된장찌개를 끓일 때 양파 한 개, 감자 한 개, 호박 한 개, 두부 반 모를 넣어 끓이면 양이 많아 이삼일씩 두고 먹었다. 요리 교실에서 재료를 1/2개, 1/4개씩 주는 것을 보고 처음엔 놀랐지만, 익숙해지니 재료를 구매할 때도 적은 양을 골라 사게 되었다. 만 원어치씩 채소, 과일, 고기를 사서 일주일 동안 먹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소분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식후 과일을 내놓고 자율배식처럼 먹을 만큼 먹고 남겼다면, 지금은 소분한 양만큼만 먹는다. 남편도 나이가 드니 몸무게와 혈당을 생각해 음식 적게 준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요즘은 만 원으로 밥 한 끼 사 먹기도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한 시간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기도 하다. 지갑에 똑같이 만 원이 들어있어도 오천 원짜리 두 장보다 만 원 지폐 한 장이 더 안심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분은 만 원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하면 만 원의 가치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