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보장된 일을 왜 그만둬?"
"4시 40분에 퇴근하는 직장이 어디 또 있어?"
초등학교 강사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은 나를 만나면 묻는다. "벌이는 괜찮고?"
블로그 기자 7년 차.
내가 사는 지역 기반으로 지자체, 기관, 단체, 그리고 정부 부처의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은 블로그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하면서 SNS 서포터즈나 홍보단 등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블로그 기자라고 부르기로 하자.
나는 영어회화전문강사 1기다.
MB정부의 '오린쥐' 교육 시절, 초등학교 영어 과목 시수가 주 1회씩 늘어나면서 부족한 영어전담교사를 보충하고, 회화 중심 수업을 지도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영어회화전문강사'를 모집했다. 이전 학원 근무까지 합치면 나의 교육 경력은 15년이 훨씬 넘고, 학교 근무는 8년이 넘는다. 써놓고 보니 교육계에 내 청춘을 바쳤네.
내가 학교를 그만둘 때만 해도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연봉을 받는 계약직이라 호봉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만둘 즈음 식대와 복지포인트 등의 혜택을 받기 시작했으니, 그야말로 밭 갈구고 씨 뿌려 남 좋은 일만 했다고나 할까. 지금 근무조건을 검색해 보니 기본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복지혜택이 좋아졌네. 당시 말은 정년 보장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그때는 매해 재계약을 하고, 4년 근무 후 퇴사, 공개경쟁을 통해 입사하는 방식이어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영어회화전문강사 선발 때 같은 교실에서 시험 본 분들과 계속 인연을 이어왔었고, 내가 학교를 그만둔 후에는 어떤 일을 하며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를 궁금해하고 염려하기도 했다.
블로그 기자는 초등학교 강사보다 수입이 많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자기 하기 나름이다. 블로그 1년 차에는 기관에서 나를 뽑아주는 게 신기했고, 2년 차에는 제법 일을 파악했다. 이후 5년 차까지 열심히 달려서 연봉을 넘기는 수입을 벌었다. 가르치는 일은 전문직이고 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블로그 기자는 기사 하나를 쓸 때마다 장소를 이동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므로 품이 훨씬 많이 든다. 나는 본업으로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쉬엄쉬엄해도 용돈 정도는 벌 수 있다. 한때는 주말도 없이 빼곡한 스케쥴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쉰이 넘으면서 지금은 일을 점점 줄여가는 중이다.
왜 초등학교 강사보다 수입이 적은 블로그 기자를 하고 있을까?
중학생때부터 학교, 직장을 멀리 다녔다. 명동, 종로, 선릉, 휘경동, 계양IC, 만수동 등등 교통체증은 얼마나 심했는지.... 8시 40분까지 출근해야하는 학교일을 하면서는, 수업에 늦으면 큰일나니까, 새벽에 수시로 깨어 시간을 확인했다. 이런 생활이 이어질 때 블로그 기자라는 새로운 문이 열렸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 얼마를 더 버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리랜서인 블로그 기자는 한 달에 작성할 기사 건수와 취재 시기를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
좀 더 구체적인 수입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덧붙이면, 지자체와 기관의 블로그 기자의 활동비는 책정된 예산에 따라 다르다. 지자체 블로그 기자를 꿈꾼다면 활동비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각오하기를 바란다. 7년째 금액이 동결인 곳도 있다.
나는 돈 대신 시간을 번다.
보통 아침에는 글(기사) 쓰는 시간을 갖고, 점심 먹고 외출해 새로운 곳을 방문한다. 가능하면 퇴근 시간이 되기 전에 귀가한다. 일을 마치는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칠 것 같으면 아예 늦은 시각의 취재를 요청하기도 한다.
학교 일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NO!
우리의 인생은 언제 눈앞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지 모른다. 나는 새길을 따라 걷고, 꽃을 심으며 그 길이 꽃길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