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표를 짜면 진짜 식비가 절약될까?

by 김양현

내 월급 빼고 다 올라.

난 월급쟁이도 아닌 프리랜서, 남편은 자영업백수인 걸...

가계경제가 팍팍할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것, 줄일 수 있는 것이 식비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줄일대로 줄여 미니멀한 삶을 사는 우리는 생활비 중 식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쉽게 줄이기 어려웠다.


식단표를 짜면 진짜 식비가 절약될까?


식단표 짜기 3개월.

식비가 줄었는지, 식단표 이용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선 식단표의 장점은, 매끼 냉장고 앞에서 뭘해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작성한 표 안에서 변동은 가능하지만 '오늘은 이거구나!'라며 바로 재료를 꺼내고, 음식 만들 준비를 할 수 있어 시간과 생각이 절약됐다. 남편은 반찬투정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매우 협조적이다. 반찬투정하면 굶을 수도 있다는 걸 아는 걸까?


식단표는 어떻게 짜면 좋을까?

처음엔 인터넷에서 식단을 검색해 병원, 요양원, 노인복지관 등의 식단을 받아봤다.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영양소가 골고루 구성된 것은 장점이겠으나 그 식단에 맞춰 장을 봐야하는 게 귀찮았다. 반찬 종류도 많아서 '와, 이걸 다 한다고?'하며 바로 나자빠졌다.


다음으로 알아본 것이 챗GPT.

식단 짜기 전, 냉장고, 냉동고, 팬트리를 싹다 뒤져서 종류를 정리하고, 이걸로 한달을 먹을 수 있을지 예상하는 게 먼저다. 예를 들어, 삼양라면이 다섯 봉지라면 '삼양라면 5'라고 쓴다. 1인은 다섯 끼, 2인은 두세 끼를 먹을 분량이다.

냉장고의 재료만 알려주면 챗GPT가 식단을 뚝딱 짜줄거라고 생각했는데, 각 재료의 그람수까지 알려줘야해서 복잡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협상한 것이 재료를 알려주고, 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 추천받기이다. 식단을 좀 더 쉽게 짜기 위해서 요일별 '닭, 소, 생선, 계란, 돼지, 야채와 두부, 분식과 냉털'로 크게 구분했다.

똑똑한 챗GPT는 다양한 음식을 제안해줬다.

이렇게 탄생한 이번달 식단표이다. 식당 리뷰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외식하는 날이 있으니 4주분(1일 2식)을 작성하고 순서대로 이용한다. 달걀은 매달 2판 사놓는다. 이번달엔 아빠가 농사지은 감자와 양배추를 주셔서 가능한한 많이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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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하는 '4인 가족 한달 식비 30만 원, 40만 원'은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는데, 생필품 등을 제외한 순수한 식비만을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식비를 공과금, 차량유지비, 교통비 제외한 생활비라고 생각했기에 도저히 30~40만 원에 맞출 수 없었던 거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매주 고기, 채소, 과일 구입비를 만 원씩으로 정했다. 거기에 달걀, 국수, 라면, 햄, 소세지, 과자 등 마트에서 지출하는 기타 식비가 1~1.5배 정도 든다. 확실히 식단표를 짜지 않고 시장에 가서 '요즘 싼 거 뭐있나?'하고 장봤을 때랑은 지출이 달라졌다. 싼 것도 막 사지 않는 자제력이 생겼다고나 할까.


식단표를 짜면 진짜 식비가 절약될까?

절약된다! 식단표를 잘 지킨다면.

예전에는 한끼에 십천반상을 차린 적도 있었으나, 요즘은 두 세가지로 반찬 가짓수가 줄고 한그릇 요리를 자주 해 먹으니 설거지 담당 남편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식비를 절약하고 싶다면 우선 내가 가진 식재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식단표를 이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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