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빗방울도 사십 년 후에 전해질까
오늘도 비가 내렸다.
그리고 오늘도, 엄마는 아침에 날 데려다주셨다.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는 차창 너머로
젖은 도로와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엄마는 운전대를 잡고 말했다.
“나 대학교 1학년 때도 이랬어.
그때 9월엔 한 달 내내 비가 왔거든.
벌써 사십 년 전이네.”
사십 년 전의 9월.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그 비를 맞았을까.
막 대학에 들어가 친구들과 웃고,
우산을 들고 강의실로 달려갔던 그 시절의 엄마가
그 비 안에 있었을까.
엄마의 말 한마디가
그 시절을 뚝 하고 내 앞에 꺼내놓은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봤다.
물기 머금은 나무, 잿빛 건물들, 천천히 움직이는 신호등.
오늘의 이 비가
엄마가 기억하는 1980년대의 9월을 닮아 있는 건,
아마도 내 삶이
엄마의 시간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어떤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이 풍경을
어쩌면 사십 년 뒤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전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해 9월엔… 매일 비가 왔었지.”
그리고 그때의 나도
엄마처럼, 누군가에게
이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비 오는 9월 아침,
이렇게 포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