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반의 시
언제부터 떨어지고 있었을까.
바닥엔 끝이 없는 것처럼
언제부터 떨어지고 있었는지는
결코, 중요치 않다.
떨어지고 있음이 중요할 뿐.
지겹지?
이런 문장들, 그만 쓸까-
떨어짐이 가득 찬 종이를
네가
와그락 구겨버리려 할 때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서
너의 떨어짐을 꽉 쥐었다
왜, 좋아, 계속 써
그런데,
자꾸 왜 떨어지는 시를
쓰는 거야 넌-
난 정말 그러는 중이니까
온 감각을 집중해서
남기는 거야 뭐라도
떨어지는 것은 나뿐인가.
설거지하는 엄마의 한숨
이른 저녁 주정뱅이의 걸음걸이
매일 비슷한 오후의 해
무게를 못 이겨, 떨어진다.
이건 너무 뻔한가?
아니, 떨어지는 것치곤
가벼워 보여
그래? 서글프지 않니?
아니, 네가 떨어지는 소리
그 소리보다는 싱거워
네가 떨어지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