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은 내가 지금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 였구나."
[CONTINUITY NOTE – 노력]
나는 커피업에 종사하기 전까지 연극배우를 했었다.
돌이켜보면, 가장 처절하게 노력했던 시간은 연기 연습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 운동하고
발음 연습과 스트레칭 1시간 후 등교하고,
학교를 마치면 서울로 올라가
극단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막차를 타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다.
이 일과를 학기 중 매번 반복했다.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나름 알차게 살았지만
불안감에 늘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남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을까?
뒤처지면 안 되는데.’
그 문장이 머릿속을 맴돌아,
잠이 들 때까지 연기학 서적을 읽다가 겨우 눈을 감았다.
다음 날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다 보면
또다른 질문이 몰려왔다.
‘이렇게 매일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건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대학생이 되어 상경하고, 극단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그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가족끼리 연말 시상식을 보면
괜히 질투심에 주체하지 못했던 기억,
드라마에 또래 배우가 나오면 괜히 채널을 돌렸던 기억,
제자가 유명해졌을 때 더 친근하게 굴었던 기억,
식당에서 알바를 하던 중
나를 알아본 관객에게 “아니에요”라고 했던 기억.
'나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었을까?'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질문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 과정은 불안과 질투에 휘둘렸고,
결국 배우 생활은 그만두게 되었다.
그 과정을 지나오며 나는 많은 걸 배웠다.
직업은 바뀌었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가치관은 더 단단해졌다.
지금도 기획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남들도 이 생각 하지 않았을까? 서둘러야겠다.’
그 불안이 내 추진력이 되었고,
‘카페 브랜드에 대한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데…’
그 고민이 쌓여,
지금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
이제야 이해가 된다.
불안감은 내가 지금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였구나.
목표가 있어서 노력할 수 있었고,
그 노력은 늘 불안을 동반했다.
서 있는 무대의 공간이 달라졌을 뿐,
나는 지금도 커피를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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