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국, 사람 때문에 흔들린다.
학교든 직장이든, 때로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조차도
마음은 쉽게 긁히고 금이 간다.
의도한 고독은 아니었지만
젊은 날 투병의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관계’를 가르쳐주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견뎌내야 했던 그 시간 동안
나는 비로소 ‘나’를 제대로 마주하는 법을 배웠다.
진짜 친구라고 믿었던 이의 질투와 비교는
자연스레 인연을 흘러보내게 했고,
반대로 힘주지 않아도 조용히 곁에 머물던 사람들은
물 흐르듯 더 깊게 스며들었다.
누군가에게 끝없이 매달리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시간은 이제 없다.
그 시간에 나는, 나를 채우는 일에 정성을 들인다.
1인 가구, 1인 기업, 혼밥, 혼커...
혼자 하는 것들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와서 참 다행이다.
누군가로 채워야만 했던 외로움은
이제 ‘나로 채워지는 외로움’이 되었다.
조용히 나에게 돌아오는 일,
내 속을 단단히 채워 넣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타인과의 관계도 더 맑아지고 단단해진다.
비워야 할 사람은 과감히 비우고,
채워야 할 자리는 나 자신으로 채울 것.
나.채움.
시끄러운 술자리나 의미 없는 연락들이
어떻게 이 충만함과 비교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