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다음 자리로 데려가는 것

by 류서윤

살아보니 결국,

우리가 붙잡는 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순간의 정확함'이다.


음식에는 때가 있다.

막 죽음을 벗어난 생선은 몇 분 안에 결이 달라지고

고기는 단 한순간을 넘기면 다시는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맛도 결국, 순간이다.


기회는 무심하다.

문을 두드리지도 않는다.

그저 스친 바람 한 번으로 존재를 알리고

곧바로 사라진다.


사랑은 말할 것도 없다.

조금 일렀다면 불안했고

조금 늦었더라면 마음이 굳어 있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열리는

아주 드문 순간의 기적 같은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비슷하다.

너무 오래 눌러 담으면

감정보다 먼저 '온기'가 식는다.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으면

그 침묵은 더 이상 배려가 아니다.


나는 이제야 조금 이해한다.

좋은 인생은 오래 버티는 힘보다

‘때를 알아보는 감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내 안에서 조용히 떨리는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 작은 움직임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진 한 조각의 타이밍은

나를 다음 자리로 데려가는 것이니까.



<나의 기록>


화를 참는 것. 미덕이라 배웠다.

그래서 나는 오래 참는 사람이다.


참으면 사람이 더 깊어지는 줄 알고, 더 넓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도 탄성이 있었다.

계속 꾹꾹 눌리면 결국,
‘휘어짐’을 지나 ‘부러짐’이 찾아온다는 걸 조금 늦게 배웠다.

침묵해서 나은 상태가 되지 않는 순간을 만들지 않기를...

분노하지 않고 잘 휘두를 수 있는 '화'를 내는 사람이 되기를...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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