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초 동안 무얼 할 수 있을까?

위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by Itz토퍼
ezgif-3d8b8048f2a6606d.gif by Gemini+Grok+Ezgif

-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의 ‘종말의 시계(Doomsday Clock)’를 바라보며



살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살벌한 위기감을 느낄 때가 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급정거 소리, 밤늦게 걸려 온 낯선 번호의 전화, 혹은 건강검진 결과지를 뜯기 직전의 미세한 손떨림. 이때 우리는 단순한 긴장을 넘어선 ‘두려움’이라는 실체를 마주한다. 우리 삶은 이렇듯 크고 작은 불안의 파편들로 엮여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마주한 위기는 이전과는 분명 결이 다르다.


중동에서 들려오는 포성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외신 보도가 아니다.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사이의 아슬아슬한 충돌은 언제든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 수 있는 실존적 불안으로 번져온다. 그 여파는 이미 우리 곁에 도착해 있다. 널뛰는 유가와 환율, 요동치는 주식시장, 그리고 집요하게 우리를 압박하는 식탁 물가까지.


숫자 하나하나가 삶을 뒤흔드는 신호처럼 다가올 때, 우리는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사람들은 묻는다. 이 긴장이 과연 여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파국으로 치달을 것인가.


숨 가쁜 현실 속에서 다가온 부활절, 전국의 교회와 성당에서 어떤 찬양이 울려 퍼지고 이 시대를 향해 어떤 메시지가 선포되었는지 궁금해진다. 다만, 제발 ‘종말’이니 ‘말세’니 하는 허무주의적 설교는 아니길 바란다.


설령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에세이 한 편을 더 매듭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재미있는 점은 우리의 반응이다. 우리는 기름값이 100원 오르는 것에는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그 근원이 되는 전쟁이나 핵 위협에 대해서는 "불안하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내 지갑 속 돈은 당장 손에 잡히는 '실체'지만, 저 멀리 전장의 포성은 화면 속 '이미지'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막연하고도 거대한 불안을 수치로 박제해 놓은 것이 바로 ‘종말의 시계’다.


1947년, 인류가 스스로를 절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손에 쥐었을 때 과학자들은 경고의 의미로 이 시계를 만들었다. 2026년 현재, 시곗바늘은 ‘자정 85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자정에 가까운, 그야말로 벼랑 끝의 시간이다.


그리고 무책임한 한 인물이 국가를 다스리며 그 시간은 어쩌면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리더의 결정 하나가 수백만 명의 생사를 가르는 시대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줄타기를 지켜보고 있다.


출처 KBS2, 세계는 지금, 2026.4.5.png ‘나’와 ‘우리’에서 드러나는 오만과 무책임 / 출처: KBS2, 세계는 지금, 2026.4.5




그래서 이 ‘85초’라는 시간을 생각해 보았다.

과연 이 짧은 시간 동안 무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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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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