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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반려견 동반 호텔 ‘강릉 신라모노그램‘ 방문기

애견동반호텔 신라모노그램vs소노펫vs세인트존스 비교정리

by 이진




며칠 전, 7월 말 새로 오픈한 반려견 동반 호텔 '강릉 신라모노그램'에 다녀왔습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들께서 휴가계획을 세우실 때 실패 없는 숙소 선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투숙 후기를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애견 동반 호텔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나 사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호텔은 반려견 투숙을 금지하기 때문에, 견주 입장에서 휴가 시즌에 숙소를 예약하는 것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닙니다.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추가되기 때문이죠.



저희 가족 역시 매 휴가마다 애견 동반 호텔로 유명한 '소노펫', '세인트존스'만을 번갈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조금의 회의감을 가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신라모노그램의 오픈 소식을 듣고, 앞으로 선택지가 하나 추가될 수도 있겠다는 들뜬 마음에 서둘러 예약을 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신라모노그램이 반려동물 동반 투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분들 역시 많이 계신 듯합니다. 모노그램이 오픈하기 전까지는 바로 옆에 위치한'세인트존스 호텔'이 강릉을 대표하는 애견 동반 호텔이었는데요, 이를 의식한 조치로 보이긴 합니다만은 견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에 대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신라모노그램의 경우 전 객실에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모노그램 호텔과 레지던스 중 레지던스의 일부 객실에서 반려견 투숙을 허용합니다. 따라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투숙객보다는 일반 투숙객이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글은 일반 투숙객이 아닌 견주의 입장에서, 과연 신라모노그램이 기존의 대표적인 반려동물 동반 호텔 ‘소노펫’과 ‘세인트존스’를 포기하고 방문할 정도의 메리트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금부터의 비교는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므로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고, 보다 다양한 후기들을 찾아보신 뒤 개인의 기호와 상황에 맞게 숙소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 시설:

신라모노그램>>>소노펫>세인트존스


세인트존스 역시 4성급 호텔인만큼 객실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소노펫은 세인트존스보다 숙소 인테리어나 자재가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하지만 새 건물이 좋긴 좋더군요. 이번 신라모노그램은 '신라'라는 네임밸류가 무색하지 않게끔 건축물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 조경까지 온 힘을 쏟은 것 같습니다.



객실의 경우 모노그램이 가장 최근에 지어진 만큼 조금 더 나아보이는 효과를 제외하면 소노펫과 아주 큰 차이는 없는 듯 하지만, 식당,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나 로비, 호텔 외관은 소노펫, 세인트존스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잘 지어진 호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신라모노그램이 서울을 제외한 여행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호텔 중에는 가장 비싸고 좋은 호텔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너 역시 서울 신라호텔과 유사한 메뉴의 뷔페로 제공되며, 인당 12만원의 가격을 형성합니다. 가격은 서울과 비슷한 반면 대게를 비롯한 일부 메인 메뉴가 빠져있어 개인적으로 서울에 비해서는 조금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노그램에 재방문한다고 하더라도 다이닝을 다시 이용하게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격대는 상관 없이 좋은 분위기에서의 무난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다이닝을 이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호텔에서 서울 신라호텔 급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메리트가 될 수 있으니까요.



2. 반려견 친화도:

소노펫>>세인트존스>>>신라모노그램


1) 무료제공 키트와 객실 내 비치된 반려견 물품

신라모노그램 역시 반려견과 함께 투숙하면 작은 간식이나 물그릇이 담긴 키트를 제공하지만 담요, 인형, 물병 등 온갖 반려견 용품이 담긴 키트를 제공해주는 소노펫에 비하면 확실히 내용물이 부실하긴 합니다.


소노펫의 반려견 키트


이런 부수적인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객실 내 세인트존스나 소노펫에는 당연히 비치되어있는 반려견 계단이나 소파(잠 잘 공간)가 없다는 사실에는 조금 놀랐습니다. 이런 부분은 모노그램이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며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다른 분들의 후기를 살펴보니 계단과 소파가 있었던 경우도 있더라구요. 객실에 따라 다른 것인지(사실 같은 반려견 동반 객실인데 이건 말이 안되긴 합니다만···), 추가요금을 내고 요청을 해야하는 것인지, 용품이 부족했던 것인지··· 여하튼 어떤 이유더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용품들인 만큼 사전에 고지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방문 전 객실에 계단과 소파가 비치되어있는지 꼭 문의해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2) 반려견 처우

신라모노그램에서는 로비, 식당을 비롯한 객실 외 공간에서 반려견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소노펫과 세인트존스는 로비에 들어서면 수많은 반려견들이 복도를 활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신라모노그램의 경우 공용공간에서는 반려견이 보이지 않도록 반려견 유모차나 캐리지에 보관해야 합니다.


호텔 청결 유지 목적도 있고,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는 고객들이 대다수이다보니 그들을 배려하기 위한 목적 역시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점은 모노그램이 애초에 반려견 전용으로 만들어진 호텔이 아니다보니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3) 반려견 시설

소노펫의 경우에는 반려견의 크기에 따라 놀이터를 세분화하고, 매우 큰 야외 공간을 놀이터에 할당해두어 뛰어놀기 좋아하는 반려견에게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식당과 놀이터가 연결되어 있어, 식당의 통창 자리에 앉아 간단한 식사를 하며 반려견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참고로, 식당에는 강아지를 위한 음식 역시 준비되어 있습니다. 멍푸치노가 가장 인기라고 하네요).


세인트존스에는 크지 않지만 다양한 놀이기구를 배치한 작은 공간을 강아지 놀이터로 마련해두었습니다. 다만 송정해변이 바로 앞이라, 시원한 소나무 산책로에서 반려견들이 산책을 실컷 즐길 수 있습니다.


신라모노그램의 경우 프라이빗 스파, 수영장 등 호텔 내 모든 시설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강아지 놀이터는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사실 호텔 시설을 사람 아니면 누가 이용하나 싶으시겠지만, 소노펫에는 실제로 강아지 전용 스파가 존재합니다···

소노펫의 강아지 놀이터와 기상천외한 강아지 간식들


3. 가격:

신라모노그램>소노펫>세인트존스


시기마다, 예약 사이트마다, 객실 종류마다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수기 기준 50~80만원의 가격대인 신라모노그램이 가장 비싸고, 20만원 대인 세인트존스가 가장 저렴한 듯합니다. 전반적인 시설 퀄리티와 정확히 비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4. 총정리


위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반려견을 위한 최고의 숙소를 잡고싶다'면 소노펫을, '나를 위한 최고의 숙소를 잡되, 반려견을 데려가고 싶다'면 신라모노그램을, '전반적으로 무난한 시설과 가격대의 숙소를 잡고싶다'면 세인트존스를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신라모노그램이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춘 곳은 아니다보니 반려견 친화적인 측면에서는 타 호텔과 비교했을 때 조금 뒤쳐질 수 있지만, 한 번쯤은 충분히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견주들도 때로는 좋은 시설의 호텔에서 나 자신을 위한 호캉스를 즐기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반려견이 마음에 걸려 항상 좋은 숙소를 포기했다면, 또 기존의 몇몇 애견 동반 호텔을 돌아가며 다니느라 마음이 지쳤다면, 신라모노그램이 좋은 리프레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신라모노그램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반려견과 함께하는 가족이 최대한으로 누릴 수 있는 퀄리티의 숙소'인 것 같습니다. 신라모노그램 덕에 오랜만에 신선한 휴가를 보낸 것 같아 상당히 만족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추후 재방문 의사도 있구요.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호텔을 찾고 계신다면, 이번에는 신라모노그램을 선택지에 추가해보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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