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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쓰이는가’

젅락

by 마루

똑똑한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쓰이는가’였다


요즘 한 가지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기술은 점점 더 화려해지고,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지만

정작 오래 남는 건 ‘편해서 계속 쓰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가진 도구라 해도

사용자가 불편하면 금방 손에서 놓이게 된다.

반대로 조금 부족해도

익숙하고 편하고 자연스러우면

그건 어느새 일상이 된다.

기술의 가치는 스펙이 아니라

사용습관 속에서 증명된다는 걸 요즘 더 크게 느낀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도 그렇다.

좋은 카메라를 사놓고도

정작 자주 쓰는 건 가벼운 휴대폰 카메라였고,

수많은 기능을 가진 앱보다

습관적으로 손이 가는 단순한 앱이 더 오래 버티곤 했다.


사람은 결국 ‘편한 것’을 선택한다.

똑똑한 것이 아니라,

나와 섞여 들어오는 것을 선택한다.


그걸 인정하고 나니까

기술이 대단하다는 말에 설레는 대신,

“이건 정말 계속 쓰게 될까?”

그 질문이 더 중요해졌다.


기술이 가져다주는 미래보다

내가 실제로 만지고, 쓰고, 반복하게 되는 것들—

그게 나의 일상을 바꾸고

나의 일을 바꾸고

나의 마음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걸

조용히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뭐든지 이렇게 판단하려고 한다.


“똑똑함이 아니라,

내 삶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가?”


변화는 기술이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이 계속 쓰고 싶어지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나는 기술보다 ‘경험’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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