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찾은 간헐적 단식이라는 돌파구

by 비타성유

갱년기의 한가운데서 나는 매일 거울 앞에 서서 한숨을 쉬었다.

"왜 이렇게 살이 쉽게 찌지?”

"어제 먹은 게 많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더부룩하지?"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몸은 무겁고 기운은 없는데,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었다. 평생 내 몸이 이렇게까지 낯설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운동? 식단? 생각만 하다 그대로 하루를 끝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안동에서 만난 새로운 시작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안동 북캠프에 가게 됐다. 그곳에서 한 분이 간헐적 단식 이야기를 꺼냈다.

"간헐적 단식이 단순히 살 빼는 게 아니라 몸을 쉬게 해주는 시간이래요."

그 말이 내 마음에 이상하게도 쏙 들어왔다. 예전에 유행할 때 나도 한 번 해봤었다. 그땐 그냥 '굶으면 살 빠지겠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점심 12시에 첫 끼, 저녁 6시에 마지막 끼니. 배가 고프면 참다가 결국 밤에 야식을 먹었고, 스스로를 원망하며 일주일도 못 가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그분과 함께 "40시간 단식 도전해 볼까요?" 약속을 해버린 것이다. 밤마다 야식 없인 못 자던 내가 40시간이라니. 솔직히 속으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40시간, 새로운 경험

안동의 공기와 음식도 달랐다. 그곳에서 먹은 음식들은 유기농에 담백했고, 기름진 것 하나 없이 속이 편했다. 직접 키운 야채, 정갈한 반찬들, 물론 고기도 있었지만 거부감이 없었다.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그날 저녁부터 40시간 단식을 시작했다. 처음 24시간까지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고요해졌다. 정신이 맑아지고, 피곤할 줄 알았는데 몸이 더 가벼워졌다. '내가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놀라웠다. 혼자였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이 해서 끝까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단식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내가 찾은 나만의 루틴

세종으로 돌아온 후 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갱년기 이후의 몸은 이전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호르몬 변화로 인해 당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피로, 체중 증가, 더부룩함이 생긴다는 것도. 이제는 알았다. 이건 '굶기'가 아니라 몸이 쉬고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16시간 공복에서 18시간으로, 그리고 20시간으로 천천히 늘렸다. 결국 나에게 가장 맞는 건 18시간 공복 유지였다. 아침 공복엔 미온수에 미네랄 소금을 넣어 마시며 속을 깨운다. 오전 11시에 첫 끼. 메뉴는 거의 고정이다. 사과에 땅콩버터, 블루베리, 그릭요구르트. 이 조합으로 벌써 6개월째다.

마지막 식사는 오후 4시 30분. 건강식으로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가득한 한 끼를 정성스럽게 차린다. 식사량은 줄었는데 만족감은 더 커졌다. 배고픔을 억지로 참는 게 아니라, 몸이 쉬는 시간이라는 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간헐적 단식을 유행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간헐적 단식은 갱년기 몸과 마음을 이해하는 작은 창이었다. 예전엔 내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살았다면, 이제는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갱년기를 지나며 나는 나를 잃어버린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다시 나를 찾아가는 길이 되고 있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