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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푸트라자야

by 사비나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보다 내가 더욱 많이 찾은 곳은 푸트라자야!

푸트라자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핑크모스크'를 잠깐 몇 시간씩 다녀간 사람은 많아도 숙박을 경험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 그리고 이름도 익숙지 않은 이곳을 난 벌써 여섯 번째 왔다. 이곳만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여행 온 것이다.


나의 처음도 다른 사람들과 같았다.

십여 년 전, 핑크모스크를 보기 위해 방문했었고, 큰 기대도 없던 내게 푸트라자야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여느 동남아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깔끔과 정돈'을 뽐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초록을 좋아하는 내게 거리의 수많은 나무와 꽃들은 현대판 에덴동산처럼 느껴졌다.


쿠알라룸푸르의 화려함은 중년이 된 나에게 이제는 다소 번잡함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한산한 푸트라자야는 올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도시처럼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길에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외국인인 내게 말레이시안들은 미소와 함께 곧잘 눈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또한 호수와 공원이 도시의 반 이상을 차지하니 어딜 가도 자연 친화적이다.


쿠알라룸푸르 공항과 인접해 가까움

4, 5성급 호텔들이 많이 저렴함

계획도시이기에 도로가 한없이 넓음

치안이 좋아 여성 혼자의 여행에 적합함

도시 내 건축물들이 다채롭고 아름다움

내가 찾은 푸트라자야의 장점들이 이러하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면 언제나 푸트라자야가 생각났다.

나와 가족의 일로 컴컴하고도 깊숙한 어느 동굴 같았던 일 년을 보내며 늘 엄마같이 푸근한 푸트라자야를 떠올렸었다.

그래서 난 다시 푸트라자야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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