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여전히 내 안에

by 빛새나

새벽 5시,

불아한 마음을 흔들며 전화벨이 울렸다.

"중환자실입니다."

"지금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급히 남편을 깨워 집을 나섰다.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불안한 마음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중환자실 벨을 눌렀다.

엄마 옆에는 주치의가 서 있었다.

의사는 마지막 안사를 하라고 했다.


"엄마 고생 많았어"

"사랑해"

"이제 편히 쉬어"


엄마의 몸은 아직도 따뜻한데

의사는 사망 선고를 한다.

나는 도저히 엄마의 손을 놓을 수 없어서

한참 동안 꼭 끌어안고 있었다.


외삼촌이 다가와 이제 보내주자며

나를 달래준다.


발인하는 날,

새벽부터 비가 많이도 내렸다.

엄마를 모시러 납골묘에 도착하니

그렇게 많이 내리던 비가 멈추었다.


그리고 우리가 의식을 치르고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엄마가 우리가 편안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 같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석 달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매일 술에 의지 하며 울다 잠이 든다.

기억나지 않는 행동들이

나를 망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출근 후에는 그럭저럭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만,

퇴근 후에는 습관처럼 술은 찾는다.


가족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남편은 묵묵히 나의 곁을 지키지만

무엇도 해 줄 수 없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내게 전했다.


"당신이 무너지면 우리 가족도 함께 무너져"


그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면 안 되겠구나.

나를 지켜보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겠구나.


그날부터 술을 끊고

엄마가 그리울 때면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마음을 추스르고 나 자신을 다독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니

조금씩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갈 수 있었다.


엄마는 떠나셨지만,

그 사랑은 내 안에 남아 있다.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을 기억하며

하루를 단단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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