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제시간에 피어난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다.
우주의 그동안의 노력도 결실을 맺는 순간이 왔다.
집중력이 낮아서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을 한다.
학습과 관련된 학원을 먼저 가고 예체능 학원은 마지막에 간다.
태권도를 배운 지 2년 6개월이 지났고 친구들은 이미 1품을 땄는데 우주는 소식이 없었다.
나는 우주와 '우리만의 오래 달리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우주가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고 노력하는 성실함을 높이 평가하고 지켜볼 뿐이다.
지루함을 못 견디는 우주가 반복적인 배움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드디어 우주가 국기원에서 1품 심사를 받게 되었다.
국기원 가기 전 한 달 동안 매일 태권도장을 갔다.
일주일 전부터 우주는 "나 떨어지면 어쩌지?"라고 불안함을 보인다.
나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라고 답했다.
국기원에 도착하니 진풍경이 펼쳐진다.
다양한 태권도장에서 도착한 아이들이 추위를 잊고 도복차림으로 야외에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니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우리 가족은 우주를 믿고 숨 죽이며 지켜보았다.
우주의 차례가 되자 품새를 몸에 익히기까지
정신을 집중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도전은 우주에게도 자기 확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치료 전 과거의 우주는 "나는 못 해!"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고 매사에 자신이 없었다.
요즘 우주는 "나는 이건 잘하지"라며 자신 있는 분야가 하나씩 생기는 중이다.
곧 9살을 앞둔 우주와 함께 속도를 맞추다 보니 이제 확신이 생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칭찬이라는 확신.
사랑과 칭찬, 기다림이 있으면 느려도 아이는 앞으로 나아가고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