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씨 저 집에 잘 도착했어요.
오늘도 즐거웠어요..."
"네 저도 즐거웠어요~"
오늘 데이트가 참 마음이 들었다는 듯
그의 말투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흐흐 그렇지 오늘 나 괜찮았나 봐~~ 히히'
나는 스스로 흡족한 마음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져 있었다.
그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ㅇㅇ씨 가까이서 보니깐요~"
"네~"(뭐 이뻤다고 하려고?ㅋㅋ)
"피부색이 음 모랄까... 흑인삘 나던데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뭐?? 흑인삘??
"네?? 뭐라고요??"
"흑! 인! 삘! 난다구요~"
그는 내 되물음에 확인사살을 해주듯 한 자 한 자 힘주어 또박또박 발음했다.
"흐..흑인삘이요?? 저 그 용어는 초등학교 이후로 들어본 적이 없네요"
당황한 나는 어이없는 실소가 절로 나왔다. 피부가 하얀 편은 아니지만 흑인삘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까만 것도 아녔기에 난 괜스레 억울했다.
"크크크크 흑인삘은 너무 심했나? 그럼.. 음.. 갈색! 그래, 맞아 피부가 갈색이던데요! 머리색이랑 똑같아 보이더라고요~"
그는 내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는 듯이 낄낄거리며 이번엔 갈색이라고 했다. 염색한 내 머리색인 갈색과 같은 색. 브라운색. 짙은 갈색.
이 사람 두 시간 전에 나 만난 사람 맞나?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핸드폰의 그의 이름을 확인했다.
맞네.;;
브라운에 대한 내 반응도 너무 재미가 있었는지 그는 계속 크크거렸다.
"아 장난이에요 장난~ 그럼 늦었는데 어서 주무세요. 잘 자요"
어이없게 끊긴 그와의 통화.
예상치 못한 통화내용에 혼란스럽고
해피엔딩을 꿈꾸었던 스스로가 부끄럽고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당황스럽고..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이번엔 뭐가 문제였던 걸까
갖가지 생각에 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랏.. 생각해보니 이번에..
애프터가 없다!
그와 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잘될 수 있을까?..
to be continued
삼 년 만에 돌아왔네요
왜 중간에 글쓰기를 그만두었는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지만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연재했던 것인데 마무리도 없이 끝내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같아 늦게나마
'작가의 서랍'에 있던 글을 꺼내보았습니다.
너무 늦게 왔지만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다면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