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별의 기억

다시 만난 날, 다시 찢겨진 날

by 새봄

부모님의 이혼 후, 나는 친할머니 댁에, 남동생은 외할머니 댁에 맡겨졌다.

우리는 아무런 설명도 받지 못한 채, 생이별을 해야 했다.

‘이혼’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어린 남매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지냈다.


어느 날, 친할머니가 외할머니 댁으로 가자며 나를 차에 태웠다.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우리가 함께 뛰놀던 그 집이었다.


그곳에서 내 동생은 나를 보자마자 엉엉 울음을 터트렸고, 우리는 어색함 속에서 천천히 손을 잡았다.

조금씩 익숙해져 가던 그 순간, 방 한켠에서 오래전 함께 살았던 집의 물건들이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 만남은 오래 가지 않을 거란 걸.


어린 나는 이미 또 다시 이별이 올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생에게 일부러 거리를 두며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그리고, 역시나.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돌아가야 했다.

그 순간, 동생은 목이 찢어져라 울부짖으며 “가지 마”라고 외쳤다.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명하게 맴돈다.


그날 저녁,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간 집.

어른들은 아무 말도, 어떤 위로도 건네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하루는 흘러갔다.


나는 말이 없어졌고, 눈빛은 점점 공허해졌다.

마음은 차가워졌다.

사랑을 받아야 할 시기에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나는 그렇게 버려졌다.


보고 싶은 내 동생에게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나는 아직도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알고 싶고, 알고 싶어도 쉽게 다가갈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


몇 해 전 우연히 너의 사진과 SNS를 발견했을 때

조심스레 연락을 했었지.

멀리 떨어져 살았지만,

우린 여전히 닮아 있고, 서로의 피가 흐르는 남매라는 걸 느꼈어.


네가 엄마와 동생 둘과 함께

다섯 식구의 작은 행복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에

누나인 나는 그저 눈물이 났다.

우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함께 살았을까,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미어져 온다.


늘 보고 싶었고,

한 번도 마음속에서 널 잊은 적 없는 내 동생아.

지금은 각자의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멀리서라도 너의 행복을 기도하며,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걸 기억해 줘.


너를 사랑하는,

네 누나가.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