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씁쓸함들 ①
어린 시절,
그는 세찬 비가 내리거나 천둥이 치면
이불속으로 숨어들곤 했다.
작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양쪽 귀를 틀어막은 채,
세상이 멈추기를 기다리던 아이.
나의 남동생,
그 아이는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건축 도면만 그리던 그 아이는,
말 대신 선으로 감정을 그리던 아이였다.
어느 날, 그는 카메라를 한 대 사 왔다.
무표정한 얼굴로 렌즈를 닦던 모습이
이상하게 낯설고도, 내심 반가웠다.
난생처음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그 아이에게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잘 생각했어.”
그날 이후, 쉬는 날이면
그는 카메라를 메고 집을 나섰다.
한두 달쯤 지났을까.
그가 “이거 봐.” 하며 내민 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이 났다.
그건 내가 쓰고 있던 소설의 장면들이었다.
내가 글로 표현하고 싶었던,
그 쓸쓸함과 공허함에 대하여.
사진이, 그리고 동생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노을 진 갈대,
밤하늘의 달,
어두운 바다의 등대,
혼자 걷는 길.
그의 사진은 하나같이
내 글과 닮아 있었다.
아마도,
그 아이 역시 나와 비슷한 마음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집안의 공기마저 눅눅하던 그 시절,
우린 그 공기를 함께 마시며 자랐다.
그 침묵과 무게는
지금도 나의 글 속에,
그의 사진 속에 남아 있다.
상처에 대하여.
같은 상처에 대하여.
Photo by my br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