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일은 더 좋을, 마주할 수 있어 좋은 날

당신에게 좋을 날

by 글짓는 날때


일기는 쓰지 않지만

자기 전에 이런 생각은 가끔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어제와 많이 같고 조금 달랐을까.

아니면 조금 같고 많이 달랐을까.

하는 하찮은 생각정도랄까요.


음...

부러 나쁜 짓은 하지 않아 반성은 하지 않습니다.

단지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정도는 있기에

내일은 오늘과 다르겠지 만 그래도 조금 더 애써 불까.

혹은

내일도 오늘 같으면 고단할 것 같은데 조금만 힘을 빼볼까

하는 마음먹음 정도겠네요.

음, 성장과 발전이 더딘 이유가 있네요.


한결같아라 말하고 한결같기를 바라곤 하지만

매일을 마주하는 대상과 감정들이 어제와 같진 않을 것 같아요.


단지 어제와 다르게 그 결이 조금 다르달까.

유연해지던 약해지던 옅어지던가 아니면

단단해지던 강해지던 짙어지던가 하겠죠.

어떤 이에겐 사랑이 그럴 거고 다른 이에겐 미움이 그럴 거예요.

기쁨과 아픔도, 안심과 불안도 심지어 사람도 마찬가지겠죠.

어제와는 분명 다를 거예요. 어떠한 형태로든.


그래서 일까요.

더 사랑하고 더 노력하고 더 예뻐하려고

매일을 그렇게 애쓰는 것 같습니다.

뭐, 제 경우엔 가끔은 더 미워하려고 애쓰기도 하지만요.

정말 미운 거 있잖아요.

한결같이 미운 거. 뭘 해도 미운 거. 주는 거 없이 미운 거.

'어휴. 저거 저거 저럴 줄 알았어' 하면서 꼬소해할 때까지 미운 거.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안 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면

매일 그렇게 오롯이 마주해야 기필코 꼬소해하며 입꼬리가 올라갈 때가 오겠죠.


그래서 이렇게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과 같이

조금은 달라진, 그리고 달라질

나를 마주하는 것 같아요.


조금 부족해도 틀린 거라 생각하진 않아서

어떠한 형태로든,

달라지는 것에 담대하고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어서

그냥 그렇게 매일이 다행이고 좋은 것 같습니다.


영화 ‘일일시호일’ 中


날다마 마주할 나와

날마다 마주할 당신과

나와 당신이 마주한 이야기와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지은 글이 있어

좋은 날, 내일은 더 좋을

날마다 좋은 날.




info.

영화_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2019년

좋아하는 문장_ "고맙습니다."

기억날 장면_ "배우 '故 키키 키린'의 모든 연기"


confession.

제가 구독하는 작가님의 글에 댓글을 남겼어요.

하찮은 댓글에 남겨주신 작가님의 친절한 답글에

영화 한 편이 떠올랐고 앞뒤 없이 글을 지었네요.

참 낯없고 창피하지만 이렇게 쓸 수 있어 다행인 오늘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콩나물 다듬기 같은 나의 글쓰기